국세청 고액·상습 체납자 527명 적발
수십억 원에 이르는 수임료를 다른 사람 계좌로 받아 세금을 내지 않고 호화생활을 한 변호사가 국세청에 적발됐다. 차량 트렁크 안에 개조한 개인금고를 만들어 현금과 골드바 등 13억 원 상당의 재산을 숨기고 세금을 체납한 전직 금거래소 운영자도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고액·상습 체납자 527명에 대해 올 6월까지 추적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사례를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가상자산과 사모펀드 등에 돈을 숨긴 사례까지 총 1조2552억 원의 체납 세금을 거둬들였다.
이 중 A 변호사는 최근 3년간 수십 억 원에 달하는 고액 수임료를 받았지만 지인 명의 계좌로 수임료를 받아 부가가치세 등 세금 수억 원을 내지 않았다. 그러면서 배우자 명의의 신용카드를 쓰고 배우자 명의 주택에 살다 조사대상이 됐다. 국세청은 재산 은닉혐의가 확인되면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체납 처분 면탈혐의로 고발을 검토할 계획이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에서 타인명의로 재산을 은닉하고 고가주택에 거주하며 호화생활을 하는 고액체납자 468명과 사모펀드나 가상자산 등 신종 금융자산을 재산은닉 수단으로 활용한 체납자 59명을 추적조사해 체납세금을 징수·확보 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2.09.22.
가상자산 등 신종 금융자산을 활용한 체납 사례도 나왔다. C 씨는 비수도권 부동산을 수십억 원에 팔고 대금 일부로 가상자산을 샀지만 양도소득세 수억 원을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이 추적 프로그램으로 확인한 결과 C 씨가 개인 전자지갑으로 옮긴 가상자산이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처제 명의의 가상자산 주소로 옮겨진 사실이 확인됐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