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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숨진 부산 모녀, 생활고 극단선택 아닌 타살에 무게

입력 | 2022-09-22 17:20:00

ⓒ게티이미지뱅크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부산의 한 빌라에서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어머니가 평소 착용했던 귀금속이 사라진 데다 모녀에게서 약물 추정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모녀 사망 사건의 타살 정황이 여럿 나와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40대 여성 A 씨와 10대 딸 B 양은 12일 낮 12시 49분경 부산진구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잠에선 깬 아들 C 군이 거실에서 피를 흘린 채 엎드려있던 A 씨와 방에서 숨져 있는 B 양을 발견하고 이웃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신고했다.

그동안 경찰은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출입문 파손 등의 외부 침입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데다 A 씨가 7월에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린 정황 때문이다.

하지만 타살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황이 잇달아 나오면서 경찰은 다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 씨가 평소 착용하던 귀금속이 자택에서 사라졌고, B 양의 휴대전화는 집밖에서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사망 전날까지 귀금속을 착용했던 게 확인됐다. A 씨가 이를 급하게 처분했을 가능성은 낮다”며 “휴대전화 역시 누군가 집 밖에 놓아두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 가족의 휴대전화를 정밀 감식하는 한편 주변 인물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모녀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체내에선 약물 추정 성분도 검출됐다. C 군에게서도 같은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진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