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래: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고사입니다.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이 어느해 봄 재상 관중, 대부 습붕과 함께 고죽국을 정벌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전쟁이 길어져 겨울이 돼서야 끝이 났습니다. 혹독한 추위 속에 귀국하다 그만 길까지 잃고 말았지요. 모두가 추위에 떨고 있을 때 관중이 “이런 때 늙은 말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하고선 늙은 말 한 마리를 풀어 놓았습니다. 이 말의 뒤를 따라 행군하자 곧 큰길이 나타나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또 한번은 산길을 행군하다 먹을 물이 떨어졌습니다. 습붕이 “흙이 한 마디쯤 쌓인 개미집이 있으면 그 땅속 일곱 자쯤 되는 곳에 물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군사들이 산을 뒤져 개미집을 찾은 뒤 그곳을 파내자 과연 샘물이 솟아났습니다. 한비자를 쓴 한비는 “관중이나 습붕 같은 지혜로운 사람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늙은 말과 개미를 스승으로 삼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은 자신이 어리석어도 성현의 지혜를 배우려 하지 않으니 잘못된 일이 아닌가”라고 평가했습니다.
○ 생각거리: 늙은 말과 개미의 지혜를 빌려 위기에서 벗어난 이 가르침은 현대의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을 줍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속담처럼 아무리 보잘것없는 사람도 남을 위해 베풀 만한 재주 하나쯤은 가지고 있습니다. 작고 힘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함부로 놀리거나 무시하지 말고 서로 존중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