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란의 용감한 시민과 연대” 이란 대통령 “서방 비판은 이중잣대” 당국의 유혈진압에 최소 15명 숨져
21일(현지시간) AP통신이 이란 밖에서 입수한 시위사진. 대규모 시위대가 도덕 경찰에 구금된 여성의 죽음에 항의하고 있다. 현재 허용됐던 소셜 미디어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도 중단됐다고 밝혔다. 테헤란= AP/뉴시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이란의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22) 사건에 반발하는 시위대에 당국이 발포를 거듭하면서 희생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아미니가 숨진 16일부터 22일까지 16세 소년을 포함해 최소 15명이 숨지자 당국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등의 접속을 제한하며 언론 통제에 나섰다. 유엔 총회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또한 이 사안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쿠르드족 인권단체 헹가우를 인용해 22일 기준 최소 15명이 숨지고 45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실탄, 최루탄, 물대포, 곤봉 등을 동원한 당국의 진압으로 20일 북서부 피란샤르에서는 자카리아 히알 군(16)이 군의 총격에 머리를 맞아 즉사했다. 같은 날 서부 케르만샤에서도 시위에 나선 주부가 총격으로 숨졌다. 세 아이의 엄마인 그의 시신은 아직 유족에게 인계되지도 않았다고 헹가우는 전했다.
현재 이란에서는 인터넷은 물론이고 와츠앱, 인스타그램 등 서구 소셜미디어의 접속이 어려운 상태다. 이것이 정부의 유혈 진압 확대를 시사하는 징조라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2019년 기름값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 때도 당국의 발포 등으로 1500여 명이 숨졌다. 당시에도 정부가 유혈 진압 직전 약 일주일간 인터넷부터 차단했다는 것이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시위하는 이란의 용감한 시민 및 여성들과 연대하겠다”고 반박했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교장관 또한 “이란 지도부는 국민들이 그들이 취한 방향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핵무기에 대한 열망과 반대파 탄압을 멈추라고 지적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