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쇼크]이창용 “美 최종금리 4% 넘을듯” 美금리, 韓보다 0.75%P 높아져… ‘韓〈美’ 금리역전 장기화 우려 자본 유출-원화가치 하락 부채질
22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에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입장하고 있다. 신원건기자 laputa@donga.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이 21일(현지 시간) 또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보다 0.75%포인트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를 방치하면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심해질 수 있다.
이 총재는 22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존의) 0.25%포인트 인상 기조가 아직 유효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0.25%포인트 인상의 전제조건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말한 전제조건이란 미국의 금리 수준이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 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오늘 새벽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야기했듯 4.0% 수준 그 이상으로 상당 폭 높아졌다. 한은은 4.0%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금까지 “전제조건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올해 말까지 0.25%포인트씩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사전 예고를 해왔다. 하지만 올해 말 미국의 기준금리가 4.5%에 이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과 전제조건 변화가 성장 흐름, 외환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은 앞으로도 높은 수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며 “금리 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아 한은도 금리 인상 기조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