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 삼성전자와 NAVER, 카카오 등 국민주 3인방이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개미 군단의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다. 개인들은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이제는 오르겠지’라는 심정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등 증시 투자 환경이 여전히 터널을 지나고 있어 반등의 실마리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900원(1.63%) 내린 5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5만4300원까지 내리면서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NAVER, 카카오 역시 각각 3.05%, 4.22%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삼성전자와 NAVER, 카카오는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국민주다. 국내 상장 기업 가운데 소액주주를 가장 많이 거느리고 있다는 이유에서 국민주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주가 흐름은 실망스럽다 못해 처참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초만 해도 8만원대에서 거래됐지만 연일 하락 곡선을 그리며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마이너스(-) 30.52%에 달한다. 같은 기간 NAVER와 카카오 역시 45.44%, 45.51%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고점과 비교하면 주가는 각각 반토막, 3분의 1 토막 났다.
삼성전자는 경기 둔화와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라는 악재에, NAVER와 카카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도 높은 긴축 우려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기술주 등 성장주들의 밸류에이션 할인폭이 커진다. 소액주주 입장에서 속이 쓰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주가가 추락하고 있는 와중에도 개인들은 연일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 1조922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2위인 두산에너빌리티(3475억원) 보다 다섯 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카카오와 NAVER에 대해서도 각각 2152억원, 1819억원의 개인 매수세가 나타났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해 주가 수준이 우려를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면서도 단기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가의 방향성을 좌우할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여전히 안갯속을 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