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
전 남편에 대한 ‘계곡 살인’ 사건으로 기소된 이은해 씨(31·여)와 공범 조현수 씨(30·남)의 결심공판이 재판부의 판단으로 미뤄졌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23일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와 조 씨의 결심공판을 열지 않고 추가 증거 조사와 피고인 신문만 진행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피고인 신문을 시작하기 전 “검찰 공소사실의 주요 부분으로 ‘작위에 의한 살인’은 그대로 둔 채 물에 빠진 이후의 상황과 피고인들의 행동 등을 정리해 다시 공소사실을 구성했다”면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은 배제하는 취지냐”고 검찰에 물었다.
검찰은 “저희는 (이번 사건을) 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아니고 사실관계가 인정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 씨는 피해자의 배우자이고 조 씨는 이 사건을 공모한 공범”이라며 “조 씨는 물속에 자신이 직접 뛰어드는 방식으로 피해자도 뛰어들게 하는 등 선행 행위를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배우자라고 해서 구조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공소사실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의견서라도 제출해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또 “피고인들이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어떤 보증인의 지위였는지 등에 관한 의견서를 결심공판 전에 제출해 달라”면서 “오늘은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는 등 한 기일 더 (재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재판부가 “작위에 의한 살인이 아닌 부작위에 의한 살인도 염두하고 공소장 변경을 검토해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지만, 검찰은 위의 결론을 기반으로 이 씨와 조 씨가 피해자를 직접 살해했다는 입장을 사실상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날 공소사실 재검토 필요성을 알린 것이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