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최지윤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 클라이밍 해봤더니 손떨림 부작용… 스쿼시, 팔다리 통증 더 심해져 재미만 좇다 종목선택 잘못 깨달아… 척추 휘어지고 어깨통증 심각할땐 균형감 키우기 좋은 필라테스가 딱… 두 달만에 통증 사라지고 몸 가뿐
최지윤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 여러 운동에 도전한 끝에 5년 전 필라테스를 시작했고, 이후 거북목과 어깨 뭉침, 허리 통증을 잡는 데 성공했다. 최 교수가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아 필라테스 기구로 운동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운동하는 목적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보통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지만 날씬한 몸매나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매를 얻으려고 운동하기도 한다. 어떤 운동을 하든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다만 그 운동이 자신의 성격과 맞는지, 혹은 건강 상태에 적합한지는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재미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했다간 몸만 상하고 중도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런 사례는 의외로 주변에 많다. 최지윤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42)도 비슷하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 종목을 정하는 데 5년이나 걸렸다. 그 사이에 몸 상태만 나빠졌다. 최 교수는 “운동에도 내게 맞는 짝꿍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내게 맞는 운동 종목은 무엇일까?”
최 교수는 전문의 과정을 마친 2012년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30대 초반 나이여서 그랬을까. 헬스나 에어로빅보다는 좀 더 활동적이고 도전적인 종목에 끌렸다. 또 평일에는 업무 때문에 운동하기가 쉽지 않으니 주말 이틀 동안에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야 했다. 딱 맘에 드는 종목을 찾았다. 바로 실내 클라이밍. 기대했던 것보다 짜릿했다. 하지만 부작용이 생겼다. 손아귀 힘이 약한 탓에 주말 이틀 동안 50분씩 운동했을 뿐인데도 월요일이 되면 손 떨림이 심해졌다. 수술하는 데 지장이 생길 정도였다.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운동은 아무리 즐거워도 지속하기 어렵다. 6개월 만에 클라이밍을 접었다.
이후 최 교수는 다른 병원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2년 정도 적응하는 동안에는 혼이 빠져나갈 것처럼 바빴다. 이틀마다 당직을 섰고, 수술에도 더 많이 참여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거북목 현상이 나타났고, 어깨 뭉침과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 처음에는 운동량 부족이나 체력 저하가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활동량이 많은 종목인 스쿼시를 배우기 시작했다. 코트를 뛰어다니다 보니 엔도르핀이 솟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부작용이 나타났다. 한쪽 팔과 다리에 집중적으로 무게가 실리는 바람에 오히려 어깨와 팔다리 통증이 더 심해진 것이다. 최 교수는 스쿼시를 포기했다. 그제야 재미만으로 운동 종목을 택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으로 건강을 염두에 두고 종목을 찾아다녔다. 5년 전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게 필라테스였다.
○필라테스, 2개월 만에 효과 나타나
필라테스 전문강사는 최 교수에게 운동의 목적을 물었다. 다이어트가 목적이면 체중 감량에 집중하고, 건강관리가 목적이라면 증세에 따라 프로그램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강사가 그의 어깨를 만져 보더니 “근육이 돌덩이처럼 뭉쳐 있어 마사지하는 손가락이 들어갈 틈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강사가 최 교수에게 맞춰 개인교습 프로그램을 짰다. 매주 2회 50분씩, 주로 기구를 사용했다. 강사가 동작을 교정해 주면 따라 하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지루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운동 효과도 나타났다. 2개월 후에는 몸이 가볍다고 느낄 만큼 어깨 뭉침이 많이 풀렸다. 3개월이 더 지나자 목과 어깨 주변 통증도 확연히 떨어졌다. 운동 경력이 쌓일수록 근육이 움직이는 범위도 늘어났다. 필라테스는 허리디스크, 골다공증(뼈엉성증), 고혈압, 녹내장, 관절염, 손목터널증후군 등의 질병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하는 운동이다. 동작이 과하거나 잘못될 경우 오히려 병이 악화할 수도 있다. 이런 점이 염려되지는 않았을까. 최 교수는 “운동 시작 전에 강사와 몸 상태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고, 스트레칭을 한 후 본 동작에 들어가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을 하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5년 필라테스, 효과는 얼마나?
필라테스는 체형을 교정하는 효과가 크다. 호흡을 중요하게 여기므로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5년 동안의 운동, 결과는 어떨까. 체형교정 효과는 확실히 있었다. 살짝 굽은 등이 5년 사이에 거의 펴졌다. 영상 장비로 촬영해 이를 확인하기도 했다. 근력도 좋아졌다. 5년 전에는 당기거나 들지 못했던 무게의 스프링 기구도 지금은 거뜬해졌다.
숙면 효과도 봤다. 최 교수는 보통 자정 무렵 잠자리에 든다. 과거에는 새벽 2시가 돼도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았다. 설령 잠이 들어도 한두 시간마다 깼다. 운동 부족 때문만은 아니었다. 실내 클라이밍이나 스쿼시를 할 때도 밤잠을 설치긴 매한가지였다. 필라테스를 시작한 후 달라졌다. 최 교수는 “신기하게도 요즘에는 자정에 잠자리에 들면 오전 6시까지 깨지 않고 푹 잔다. 덕분에 다음 날 활기차게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러 감량하지는 않았지만 2kg 정도 체중이 줄어든 것은 덤으로 얻은 효과다.
거북목-어깨뭉침-요통 고치는 체조
거북목, 어깨 뭉침과 통증, 허리 통증. 세 가지 중 하나의 증세만 나타나도 하루 종일 피곤하고 온몸이 쑤신다. 하나의 운동 동작으로 이 세 증세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집에서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이다. 최지윤 교수가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아 해봤다.
엎드린 상태에서 이 동작을 시행하면 운동 강도가 갑절은 강해진다. 반면 몸 상태가 너무 안 좋거나 노인의 경우에는 운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 이때는 서서 하는 게 좋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