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식어가면서 새 아파트 분양시장도 양극화하고 있다. 미분양이 쌓이는 곳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1년 가까이 미분양 주택이 단 한 세대도 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7월말 기준 3만1284세대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3374세대(12.1%)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은 2020년 5월(3만3894세대) 이후 26개월 만에 다시 3만 세대를 넘어섰다.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지난해 9월부터 올 7월까지 분양 흥행 지역은 모두 86곳이나 된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의 종로·강남·용산·중랑구 ▲인천 계양구 ▲경기 과천·광명시 등 30개 지역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만성적인 수요 초과지역 가운데 하나인 인천의 경우 올해 8월까지 청약 접수한 아파트 22곳 가운데 17곳이 청약을 마감하는 인기를 누렸다. 지난 달 8~11일까지 청약접수를 진행한 e편한세상 부평역 센트럴파크의 경우 219채 모집에 2순위까지 모두 1329명이 신청해 평균 6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실수요자에게 최근의 시장 상황은 내 집 마련 꿈을 실현하기에 좋은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청약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는 청년층이나 신호부부의 경우 1, 2순위 청약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장기 가입자나 다자녀가구에게 유리한 청약가점제의 높은 문턱도 피할 수 있다.
정부가 8월 1일부터 생애최초주택 구입자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80%로 완화한 것도 매력적이다. 이전까지는 생애최초주택 구입자라도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9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선 LTV 50∼60%, 조정대상지역 8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선 LTV 60∼70%까지만 대출이 허용됐다. 대출한도도 최대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늘어났다. 그만큼 청년층과 신혼부부 등 내 집 마련 실수요자의 숨통이 트인 셈이다.
아파트 분양가가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내 집 마련 실수요자가 주목할 시장 변수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645만 원으로, 2020년 상반기(1647만 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주택 원가를 구성하는 시멘트와 골재 등 건축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토지비 등이 한꺼번에 오른 것이 직격탄이 됐다.
우선 HL 디앤아이한라는 인천 작전 한라비발디를 9월 중순 분양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29층, 4개 동에 ▲84㎡(전용면적 기준) A타입 173세대 ▲84㎡ B 13세대 ▲84㎡ C 25세대 ▲84㎡D 53세대 ▲84㎡ E 54세대 ▲98㎡ 22세대 등 총 340세대 규모다.
교통망도 좋다. 인천 작전 한라비발디가 들어서는 작전동 일대는 인천 지하철 1호선이 도보로 이용 가능하고 봉오대로, 계양대로, 아니지로 등 주요 간선도로가 인접해 있다. 인근에 부평IC가 위치해 경인고속도로 이용이 편리하고, 수도권 제1외곽순환도로 계양IC도 이용도 편리하다.
우미건설이 인천 서구 검단택지지구에 지을 아파트 우미린 클래스원는 9월 중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29층 11개 동에 875세대 규모다. 전용면적별로는 △84㎡A 465세대 △84㎡B 213세대 △84㎡C 197세대로 구성된다.
하반기에 7483가구가 분양 예정인 인천에는 인천검단금강펜테리움(1049가구), 부평파라곤(761가구) 등도 분양을 준비 중이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