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볼 장 다 본 대통령 되기 싫다” 바이든 ‘메이드 인 아메리카’ 구호의 숨은 뜻 “용기 없다” 비난 불구 재선 포기한 대통령들의 고민
올해 3월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산 구매법’(Buy American Act) 행사에서 연설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십니까. 영어를 잘 하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으로 모이십시오. 여러분의 관심사인 시사 뉴스와 영어 공부를 다양한 코너를 통해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해주시면 기사보다 한 주 빠른 월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신청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83995
“Biden: one and done president”(바이든: ‘한번 하고 된’ 대통령)
최근 전기차, 반도체. 바이오 등 각종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가 멀다 하고 미국산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행사에 참석해 “made in America”을 외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의 반발을 감수하면서 미국 패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그의 재선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그의 재선 도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진 시기와 대략적으로 일치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나라를 이끌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주장은 이제 공화당을 넘어 그가 속한 민주당 내에서도 자주 들려오고 있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스,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은 일반 국민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조차 65~75%를 차지할 정도로 높습니다. 재선 도전이 위태롭다고 판단한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하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확실하게 민심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카드인 ‘애국’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대통령 단임제인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4년 임기의 대통령 직을 두 번까지 할 수 있는 중임제를 택하고 있습니다. 중임은 재선 도전에 성공해 연이어 자리를 지키는 연임의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22대, 24대 그로버 클리브랜드 대통령처럼 물러났다가 다시 출마해 백악관에 재입성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선 포기 압력을 넣고 있는 사람들을 그를 가리켜 “one and done president”라고 부릅니다. ‘한번(one) 했으니(and) 됐다(done)’는 의미입니다. 재선 ‘포기’는 재선 ‘실패’와는 경우가 다릅니다. 선거에 나섰다가 패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도전을 아예 포기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승부욕 권력욕 미달이라는 오점을 남기게 됩니다. 이런 낙인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도전을 포기한 대통령 3명의 사연을 알아봤습니다.
1968년 대국민 연설에서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하는 린든 존슨 대통령. 린든 존슨 대통령 도서관
1968년 린든 존슨 대통령은 재선 출마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당시 최대 이슈였던 베트남전쟁에 대한 의례적인 연설이려니 하고 TV를 틀었던 국민들은 대통령이 갑자기 출마하지 않겠다고 하자 “지금 내가 들은 말이 맞나?”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연설이 있던 3월 31일 다음날이 4월 1일 만우절이어서 “‘April Fools’ Day joke’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미국에서 텍사스 주는 야심가 정치인들을 많이 배출한 곳입니다. ‘텍사스 사람’을 의미하는 ‘texan’(텍산)이라는 단어 자체가 길들여지지 않은 카우보이를 상징합니다. 대표적인 텍산인 존슨 대통령이 당연 코스인 재선 출마를 포기하자 국민들은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존슨 대통령은 재선 포기를 통해 베트남전 해결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미국의 자녀들이 전장에서 싸우는 마당에 대통령의 단 한 시간, 단 하루를 개인적이고 당을 위한 일에 쓸 수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선거유세 같은 정치활동에 쓸 시간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대통령 직을 건 전쟁 해결 의지에 국민들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존슨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케네디 가문에 대한 예우 차원이었습니다. 그가 출마 포기를 선언한 시점은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직후입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 부통령으로 케네디 암살 뒤 대통령 직을 승계했던 그는 케네디 가문에게 마음의 빚이 있었습니다. 로버트 케네디 의원이 출마할 경우 이기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1952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민주당 행사 연설에서 대선 출마 포기 의사를 밝히는 모습. 해리 트루먼 대통령 도서관 동영상 캡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후세에 좋은 평가를 받는 대통령입니다. 역대 대통령 인기 조사에서 언제나 10위 안에 듭니다. 2021년 미 의회방송(C-SPAN) 조사에서 케네디 대통령, 버락 오바마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보다도 높은 6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인들이 트루먼 대통령을 좋아하는 이유는 결단력 때문입니다. 결단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명언을 남겼고, 제2차 세계대전을 끝내기 위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트루먼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는 인기가 없었습니다. 트루먼 대통령은 1945년 전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취임 3개월 만에 타계하면서 부통령으로서 대통령직을 물려받았고 1948년 재선됐습니다. 하지만 재임 기간 중 터진 한국전쟁 참전에 반대 여론이 높았고, 전쟁을 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과 계속 대립해 ‘발목 잡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전후 유럽 재건을 지원하는 마샬 플랜을 발표하자 “왜 유럽에 돈을 쏟아 붓느냐”는 불만을 낳았습니다. 트루먼 행정부 요직 인사들의 부정부패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트루먼 대통령은 1952년 3선 출마를 망설였습니다. 미 헌법상 3선 출마는 금지됐지만 이 조항은 트루먼 대통령 재임 당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는 예외 자격으로 3선에 출마할 수 있었습니다. 트루먼 대통령은 큰 마음을 먹고 대선 전초전 격인 뉴햄프셔 민주당 예비선거에 이름을 올렸다가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상원의원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뒤 출마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지금까지 국가를 효율적이고 정직하게 이끌어왔다고 생각한다”는 출마 포기의 변(辨)은 평소 그의 직설 화법과는 달리 카리스마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1952년 대선에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공화당 후보가 그의 3대 정책 실패를 ‘Korea, communism, corruption’(한국, 공산주의, 부패)이라고 조롱하는 슬로건으로 만들어 승리하면서 트루먼 대통령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1928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자 유명 풍자만화가 클리퍼드 베리먼이 워싱턴 스타지에 게재한 만화. “출마하면 이렇게 유유자적할 수 없지”(choosin’ to run isn’t as restful as this)라며 낚시를 즐기는 내용이다. 위키피디아
가장 독특한 방법으로 재선 도전을 포기한 대통령은 캘빈 쿨리지입니다. 1928년 쿨리지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모인 기자들에게 작은 쪽지를 하나씩 돌렸습니다. 쪽지에는 “I do not choose to run for president”라는 한 문장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 구절은 문법적으로 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나는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할 때 “I choose(또는 decide) not to run”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쿨리지 대통령은 부정사 ‘not’를 앞쪽에 두면서 “출마하는 것을 택하지 않겠다”가 됐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통령 본인은 출마 선언을 하지 않겠으니 당에서 후보로 추대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그가 속한 공화당에서 추대 음직임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쿨리지 대통령은 “그런 행동을 그만두기 바란다”며 간접적으로 출마 의지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캘빈 쿨리지는 1920년대 미국의 번영을 이끈 대통령입니다. ‘Coolidge prosperity’(쿨리지 시대의 풍요)라고 불립니다. 당시 태평성대를 구가한 미국 사회의 분위기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 등에 잘 나와 있습니다. 월터 리프먼 등 미국의 유명 사상가들이 활동한 것도 쿨리지 시대입니다.
인기가 높은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하자 모두 이유를 궁금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쿨리지 대통령은 딱 부러지는 설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재임 중 사망한 둘째 아들 때문으로 추측됐습니다. 쿨리지 대통령은 나중에 자서전에서 “캘빈 주니어(아들)의 죽음으로 대통령직의 모든 영광도 사라졌다”고 회고했습니다. 사색을 좋아하는 쿨리지 대통령의 성격이 사교적이어야 하는 워싱턴 생활에 적합하지 않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파티에서도 한 마디 말도 없이 조용해 “Cal is silent in five languages”(쿨리지 대통령은 5개 언어로 침묵한다)라는 농담이 유행할 정도였습니다.
명언의 품격
1940년 12월 “미국은 민주주의의 무기고가 돼야 한다”는 내용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왼쪽)의 연설. 프랭클린 루즈벨트 도서관 홈페이지
미국 헌법을 만든 건국의 주역들은 대통령 임기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고 합니다. 그들 사이에서는 4년 임기를 3회 이상 지속할 경우 유럽 왕정의 독재를 답습할 수 있는 우려가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헌법에 명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미국 헌법에는 오랫동안 대통령 임기에 대한 조항이 없었습니다. 헌법에는 없지만 미국 대통령들은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을 모델로 삼아 4년 임기를 최대 두 번 지내면 물러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이를 ’no-third-tradition’(3회 제한 전통)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임기를 늘리고 싶은 것은 권력자의 영원한 욕망입니다. 미 역사상 2,3명의 대통령이 3회 제한 전통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반대 분위기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 전통을 유일하게 깨뜨린 것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입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3선, 이어 4선까지 성공했습니다.
“We must be the great arsenal of democracy.”(우리는 민주주의의 위대한 무기고가 돼야 한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3,4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적 배경 때문입니다. 전후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 재편이라는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던 루즈벨트 대통령은 3선 성공 직후인 1940년 12월 미국은 물론 유럽, 일본 등으로 방송된 라디오 특별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주제로 꺼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고립주의를 지지하던 미국인들에게 ”우리가 직접 전쟁에 참가한 것과 똑같은 결의, 애국심, 희생을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민주주의의 위대한 병기창이 돼야 한다”며 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
영국 프로축구팀의 이름이기도 한 ‘arsenal’(아스널)은 각종 무기들을 모아두는 창고를 말합니다. 이탈리아어로 같은 뜻의 ‘arsenale’(아르세날레)에서 유래했습니다. 로버트 셔우드라는 미국 작가가 7개월 먼저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민주적인 연합군을 위한 무기고가 돼야 한다”고 주장할 때 쓴 단어지만 대다수 미국인들은 루즈벨트 대통령이 ‘arsenal’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자 전쟁이 임박했음을 실감했습니다. 이 연설을 ‘arsenal of democracy speech,’ 또는 줄여서 ‘arsenal speech’라고 부릅니다. 연설 1년 후인 1941년 12월 미국은 진주만 공습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공식 참전했습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불만도 많았습니다. 1945년 그가 타계하자마자 대통령 임기 제한 규정을 법적으로 못 박아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 나왔습니다. 1951년 4년 임기의 대통령 직을 3회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내용의 수정헌법 22조가 발효됐습니다.
실전 보케 360
즉위식에서 책상 위의 잉크병과 펜대를 치우라는 지시를 내린 후 문서에 서명하는 찰스 3세. AP 뉴시스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쉬운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영국의 새 국왕 찰스 3세가 즉위 초부터 스타일을 크게 구겼습니다. 런던 세인트 제임스 궁에서 열린 즉위식에서 책상 위의 잉크병과 펜대를 치우라고 짜증스럽게 손을 내젓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된 데 이어 사흘 후에는 북아일랜드 힐스버러성에서 방명록에 서명하던 중 펜에서 잉크가 흘러 손에 묻자 이를 닦아내는 순간 화가 폭발했습니다. “Oh, God, I hate… Can’t bear this bloody thing… Every stinking time.”(맙소사, 정말 싫다. 이런 빌어먹을 것 참을 수 없다. 허구한 날 이렇다)
화를 참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내는 것을 ‘meltdown’(멜트다운)이라고 합니다. ‘녹아내린다’는 뜻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는 ‘cool’(쿨)한 사람을 좋아하는 영미권 문화에서 새 국왕으로서 바람직스럽지 못한 모습입니다. ‘Charles Ⅲ, Meltdown King’(짜증 대왕 찰스 3세)’이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Just in case.”(혹시 몰라서)
그래도 스토리는 해피엔딩입니다. 찰스 3세가 영국 웨일스 카디프를 방문해 군중의 환호에 답하던 중 한 시민으로부터 펜을 건네받습니다. 처음에는 펜을 선물 받은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한 찰스 3세. “just in case”라는 설명을 듣고 무슨 의미인지 알겠다며 웃음을 터뜨립니다. 주변에서도 박수가 터집니다.
‘just in case’는 ‘in case’ 앞에 ‘just’를 붙여서 강조한 것입니다. ‘in case’는 ‘경우에 대비해서’라는 뜻입니다. 뒤에 간단한 명사가 나오기도 하고 긴 문장이 나오기도 합니다. “Take an umbrella in case it rains”는 “비가 올 경우에 대비해 우산을 가져가라”는 뜻입니다.
시민이 찰스 3세에게 펜을 건네주면서 한 말을 길게 풀자면 “just in case you experience any future pen problems”가 될 것입니다. “혹시 또 펜 문제를 겪을 것에 대비해서”라는 뜻입니다. 어머니 장례식을 치르느라 정신이 없는 새 국왕을 위로하며 센스 있는 선물을 준비한 시민과 이를 받고 호탕하게 웃는 국왕. 짜증 스토리는 훈훈한 미담으로 끝났습니다. 이어 찰스 3세는 카디프의 랜더프 대성당을 방문했을 때 직접 준비해온 자신의 펜으로 방명록에 서명했습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장기 연제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19년 6월 24일 소개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도전에 나설 때에 관한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1년 5개월 전 재선 운동에 돌입했습니다. 대통령의 ‘현직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늦게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운영 때문에 선거 운동은 잡음이 많았고 팬데믹 때문에 원활하게 굴러가지 못했습니다.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습니다.2019년 6월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출정식. 백악관 홈페이지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624/96146872/1
최근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출정식은 좀 준비가 안 된 듯 보였습니다. 공약 청사진도 없고, 하다못해 재선 구호도 아직 없는 듯 보였습니다. 아니면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일까요. 준비 없이 나가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말입니다.
“My eardrums will never be the same.”(고막이 터질 듯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출정식 연설에서 지지자들에게 선거 구호 후보를 몇 개 제시하면서 박수 소리가 가장 큰 것으로 결정하겠다고 합니다. 초선 때 슬로건이었던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 가장 큰 박수를 받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고막(eardrum)은 예전과 같지 않을 거야”라고 말합니다. 박수 소리가 너무 커서 고막이 터질 듯하다는 얘기죠. 그래서 재선 슬로건은 이를 약간 변형시킨 ‘Keep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계속 위대하게)’이 됐습니다. ‘never be the same’은 ‘예전과 같지 않다’, 즉 ‘크게 달라지다’라는 뜻입니다.
“It reminds me of the Academy Awards before it went political and their ratings went down the tube.”(정치적으로 변하더니 시청률이 바닥을 친 아카데미 시상식이 생각난다)
언론과도, 할리우드와도 사이가 나쁜 트럼프 대통령. 이 둘을 한꺼번에 조롱합니다. “오늘 모인 언론을 보니까 아카데미 시상식이 생각나네. 정치적으로 변하더니 시청률이 바닥으로 떨어졌잖아.” ‘언론도 계속 나를 비판하면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go down the tube’는 ‘망하다’ ‘헛수고하다’는 뜻입니다.
“We‘ll tell ‘Sleepy Joe’ that we found the magic wand.”(‘생기 없는 조’한테 마술지팡이를 찾았다고 얘기해줘야지)
2016년 대선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해외로 이전한 공장들은 안 돌아온다. 돌아오게 하려면 마술지팡이(magic wand)가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이전 기업들을 돌아오게 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 득의만만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마술지팡이 있거든” 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자주 비웃었습니다. 이번 연설에서는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로 조롱 대상을 바꿨습니다. 자신이 붙인 별명 ‘Sleepy Joe(생기 없는 조)’라고 부르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