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호 대한골프협회 핸디캡위원장은 은퇴 후 우울증을 겪다 자전거, 축구 등 다양한 운동을 통해 건강을 되찾았다. 민영호 위원장 제공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한국 골프 발전에 기여한 민 위원장은 60대 중반에 골프장 사장직과 대학 겸임교수 자리에서 잇따라 물러난 뒤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무기력한 나날의 연속이었어요. 불면증도 심해지고요. 내가 무엇을 했나 싶기도 했죠.”
그러다 지인을 통해 우연히 접한 자전거가 보약이 됐다. 매일 경기 용인 자택에서 성남 판교까지 22km를 오가거나 서울 잠실 선착장까지 66km 왕복 코스를 5시간 내외로 달렸다. “하루 평균 40km 페달을 밟으면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립니다. 팔과 허벅지 근육도 좋아졌어요. 당뇨 걱정도 안 합니다.”
민영호 대한골프협회 핸디캡위원장(74)은 은퇴 후 다양한 운동을 통해 우울증에서 벗어나 심신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민영호 위원장 제공
유산소 운동은 우울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꾸준한 운동은 뇌 혈류량을 증가시키며 도파민,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늘려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역할도 한다. 우울감을 없애려면 근육에서 많은 에너지를 생성해야 하며 운동으로 활성산소를 배출하면 기분이 한결 가벼워진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노년기에 활동량 감소로 잠을 제대로 못 잘 수 있다”며 “운동은 근력 강화와 식사량 증가를 통해 불면증과 부정적인 생각을 줄이는 데 필수”라고 조언했다.
70대 중반에도 70대 골프 스코어를 유지하는 그는 “자전거, 축구로 하체를 단련해 드라이버가 200m 이상 나가는 덕분이다. 여러 스포츠를 즐기니 어느새 불면증과 잡념까지 사라졌다”며 웃었다.
‘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산다.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산다. 평안한 사람은 현재에 산다’는 말이 있다. 이 순간에 집중하며 행복과 건강을 지키는 데 운동만 한 것은 없어 보인다. 더구나 눈이 부시게 푸른 하늘 아닌가.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