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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1분 9초… 킵초게, 마라톤 세계기록 또 단축

입력 | 2022-09-26 03:00:00

베를린 마라톤서 30초 앞당겨… 4년전 같은 대회 자기기록 넘어
하프코스를 59분 51초로 통과해 2시간 벽 깨뜨릴지 관심 모았지만
26km부터 혼자 달리며 속도 줄어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가 25일 열린 독일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1분09초의 세계 최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다. 4년 전 같은 대회에서 자신이 세웠던 세계 최고기록(2시간1분39초)을 30초나 앞당겼다. 베를린=AP 뉴시스


올림픽 남자 마라톤을 2연패한 ‘괴물’ 엘리우드 킵초게(38·케냐)가 4년 전 자신이 세운 남자 마라톤 세계 최고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 치웠다.

킵초게는 25일 열린 독일 베를린마라톤 42.195km 풀코스 레이스에서 2시간1분09초를 기록해 2018년 이 대회에서 자신이 세웠던 종전 세계 최고기록(2시간1분39초)을 30초 앞당겼다.

킵초게는 이날 10km 구간을 28분23초, 15km 구간을 42분32초로 통과했고 하프 코스를 소화할 때까지 59분 51초 기록을 이어가며 공식 대회에서 처음으로 ‘꿈의 기록’인 2시간의 벽이 깨질 수도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25km 이후에는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페이스메이커가 레이스를 중단했다. 또 26km쯤에서는 이날 킵초게를 가장 오래 뒤쫓아 왔던 안담락 벨리후(24·에티오피아)마저 뒤로 처지기 시작했다. 이후 혼자 남은 킵초게의 30km까지 기록은 1시간25분40초까지 늦어졌다. 킵초게는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며 끝까지 레이스를 펼쳤지만 세계 최고기록 경신으로 만족해야 했다. 2위는 2시간5분58초의 마크 코리르(37·케냐).

킵초게는 레이스를 마친 뒤 “2시간 벽을 깨지는 못했지만, 세계 최고기록을 세워 기쁘다. 내 다리와 몸은 아직 젊다.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이다. 내 마음은 아직 젊고 신선하다. 아직은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킵초게는 “가족이 나의 동력이다. 또 어린 세대에게 계속 영감을 주고 싶다. 스포츠는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 수 있다. 그 사실이 나에게는 영감이 된다”고 말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1년 도쿄 올림픽 마라톤을 연속 제패한 킵초게는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올림픽 3연패가 유력한 현존하는 남자 마라톤 최강자다. 이번 우승으로 커리어 통산 17차례 마라톤 출전 중 15회나 정상에 올랐다. 그는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 대회 중 4개 대회(베를린, 런던, 도쿄, 시카고)의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그는 남은 2개 메이저 대회인 뉴욕, 보스턴 기록 경신에도 도전하고 있다.

킵초게는 2019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특별 레이스’에서 비공인 기록이지만 1시간59분40초를 기록해 2시간의 벽을 깬 적이 있다. 당시 이 경기는 영국 화학업체가 2시간을 무너뜨리기 위해 마련한 비공식 대회로 여러 명의 페이스메이커를 써가며 기록 단축을 도왔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