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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장중 1420원 돌파…13년6개월래 최고

입력 | 2022-09-26 09:33:00


 원·달러 환율이 장 시작부터 10원 넘게 뛰어 오르면서 1420원을 돌파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시4분 현재 전 거래일(1409.3원) 보다 10.9원 오른 1420.2원에 거래중이다.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9.7원 오른 1419.0원에 시작했다. 장 초반 1422.0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높였다. 지난 22일 기록한 연고점(1413.4원)을 2거래일 만에 다시 경신한 것이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31일(1422.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파운드화 약세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20년만에 112선을 돌파했다. 23일(현지시간)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1.67% 상승한 112.962에 마감했다. 이는 2002년 5월 17일(113.180)이후 2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이 큰 폭 오른 것은 영국의 경기부양책 부작용 우려에 따른 파운드화 급락에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영국 정부가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하자마자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큰 폭 하락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영국 재무부는 23일(현지시간) 경기 침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소득세와 인지세를 인하하고 법인세 인상 계획을 철회하는 등 1972년 이후 최대 감세 정책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하루 새 3.60% 떨어진 1.0858 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화가 1.09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파운드화와 달러화 가치가 같아지는 패리티(등가)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연준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고 내년에도 공격적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유로화도 독일 중앙은행인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의 금리인상 주장에도 불구하고 9월 구매자관리지수(PMI) 지표의 부진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9월 프랑스 제조업 PMI는 47.8로 예상(49.8)을 크게 하회했으며 독일 서비스업 PMI도 45.4로 시장 전망치(47.2)를 하회했다. 반면 미국 제조업, 서비스업 PMI는 예상치를 일제히 웃돌면서 유로화는 상대적인 경기개선 격차 확대 및 파운드화 급락에 따른 달러 강세에 밀려 1.5% 하락 마감했다.

뉴욕 증시는 급락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86.27포인트(1.62%) 하락한 2만9590.41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76 포인트(1.72%) 빠진 3693.2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198.88 포인트(1.8%) 떨어진 1만867.93에 장을 닫았다. S&P 500 지수는 올해 최저치에 근접했다.

국제 유가도 폭락했다. 같은 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5.69% 하락한 배럴당 78.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12월물 브렌트유도 4.76% 급락한 배럴당 86.15 달러에서 마감했다.

23일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68% 하락한 3.697%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96% 상승한 4.203%로 치솟았다. 장중에는 4.263%까지 고점을 높였다. 2007년 10월 이후 근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파운드화 급락이 초래한 강달러 재개, 역내외 롱심리(달러 매수) 쏠림 현상 지속 등으로 1420원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국 통화가치가 추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대외 변수에 취약한 원달러 롱심리 과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저항선은 다음 빅피겨인 1500원 뿐이기 때문에 당분간 환율 추가 상승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수입업체의 추격매수와 역외 환율 상승 배팅이 주도적으로 레벨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