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여중생 신고도 안 하고 두 달간 같이 지낸 20대 男 입건

두 달째 연락이 두절돼 실종 상태였던 여중생을 신고하지 않고 데리고 있던 20대 남성이 입건됐다.

25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여중생 A 양(14)과 두 달간 자신의 집에서 같이 지낸 혐의(실종아동 보호법 위반)로 20대 남성 B 씨를 입건했다.

경찰은 23일 대전시 유성구 한 식당 앞에서 A 양을 발견한 직후 B 씨를 체포했다. A 양이 실종된 지 68일 만이었다.

조사 결과, B 씨는 모바일 게임 메신저에서 만난 A 양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며 자신이 사는 대전으로 올 것을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출해서 오갈 데 없는 (A 양의) 모습을 보고 불쌍해 계속 데리고 있었다”며 “협박이나 감금 등 범행을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양은 7월 18일 학교에 휴대전화와 가방 등 소지품을 두고 잠적했다. 가족의 신고로 A 양의 행방을 추적하던 경찰은 A 양이 고속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가 택시를 타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러나 폐쇄회로(CC)TV 화질이 좋지 않아 택시의 차량번호가 확인되지 않았고 행적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대전 지역 한 식당을 중심으로 잠복·탐문 수사를 벌여 A 양을 발견했다.

경찰은 A 양을 아동전문보호기관으로 보내 상담 등 정서적 지원을 받도록 하는 한편 가출 기간 동안 범죄 피해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