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제기됐던 기업들로 수사 대상을 확대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26일 오전부터 네이버, 분당 차병원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두산건설 본사와 성남시, 성남FC 사무실 등 20여 곳과 20일 두산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한데 이어 열흘 만에 다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당시 네이버 등은 성남FC에 직접 후원을 하지 않고 희망살림 등을 통해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성남FC 구단주)으로 재직할 당시 관할 기업들이 인·허가 등 민원을 해결해준 대가로 성남FC에 광고비 등 명목으로 후원금을 냈다는 게 골자다.
논란이 되는 후원금은 2015~2017년께 기업 6곳에서 성남FC에 낸 돈 약 160억원이다. 제2사옥 신축 이슈가 있었던 네이버 40억원, 분당구보건소 부지 매입 및 용도변경 이슈가 있었던 분당차병원 33억원, 농협 36억원 등이다.
두산건설의 경우 50억원 상당의 후원금을 내고, 두산그룹이 소유하고 있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병원부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두산건설에 대해서만 혐의를 인정해 지난 13일 이 대표와 성남시 공무원 1명, 두산건설 전 대표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통보했다.
그러나 검찰이 두산건설 외에도 후원금 의혹이 일었던 네이버, 분당차병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성남FC 의혹을 다시 처음부터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이와 관련 지난 25일 성남FC 전 대표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처럼 검찰이 강제수사 대상을 넓혀가자 야당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어 “욕설외교 굴욕외교로 쏠린 국민의 관심을 야당수사로 돌리고자 하는 윤석열-한동훈의 저급한 국면전환 전략에 국민들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2018년 6월 당시 바른미래당 성남적폐진상조사특위가 이 대표를 제3자 뇌물죄 등 혐의로 고발하며 성남FC 관련 수사에 착수해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한 바 있다.
이후 고발인 측의 이의제기로 지난 2월 검찰로부터 보완수사를 요구받은 경찰은 2차 수사 과정에서 진행한 압수수색과 사건 관계인의 새로운 진술 등을 토대로 지난 13일 수사 결과를 뒤집어 이 대표에게 특가법상 제3자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다시 검찰로 넘겼다.
[성남=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