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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품은 한화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 구축”

입력 | 2022-09-26 19:03:00


한화그룹이 14년 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재도전한 것은 방위산업과 에너지 사업에서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08년 첫 도전 당시 경영진 회의에서 “대우조선 인수를 반대하는 임원이 있다면 회사를 떠나라”고 할 만큼 강한 의지를 드러냈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해양부문 방산의 강자인 대우조선 인수로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화는 국내 대표 방산 기업이면서도 육군·공군에 비해 해군 분야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과 함께 국내 대형 특수선 시장을 양분하는 대표 기업이다. 배수량 3000톤(t)급 이상 대형선은 두 기업이 번갈아가면서 수주하고 있다. 한화그룹 측은 “이번 인수로 한화가 조선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그룹 주력인 방산에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전 세계 지정학적인 위기로 한국 무기체계에 대한 주요국의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방산 기술 역량과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올해 방산 역량을 한 데 모으기 위한 경영 효율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 규모를 키우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한국형 록히트마틴’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록히드마틴은 F-16, F-35 전투기 등 항공 기술이 주력이지만 패트리엇 미사일, 이지스레이더 등까지 함께 개발하는 세계 1위 종합방산기업이다. 한화는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디펜스와 ㈜한화에서 방산부문을 흡수 합병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각 계열사가 가진 육해공 및 우주 기술을 모아 시너지를 내고, 해외 판로까지 적극 개척하겠다고 한화는 설명했다.

대우조선의 해양·특수선 부문 매출은 2019년 2조6377억 원이었으나 2020년 1조8739억 원, 지난해 7397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중동, 유럽, 아시아에서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 무기체계는 물론 대우조선의 방산 수출도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사업 시너지도 한화가 기대하는 부분이다. 한화그룹은 현재 미국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해 복합화력발전소인 통영에코파워에 공급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바다 위 LNG 생산기지’로 불리는 부유식 LNG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와 초대형 LNG 운반선 건조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두 기업간 결합은 LNG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한화로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화는 2008년 당시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3150억 원의 이행보증금까지 냈다가 인수자금 조달 문제와 대우조선 노조 반대가 겹쳐 결렬된 전력이 있다. 한화그룹 측은 “단순 이익 창출을 넘어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노조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종 매각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