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종범과 같은 24세에 5관왕-MVP 동시석권 가능성 피렐라 5부문 2위로 바짝 추격… 잔여경기 많아 안타-타점 유리
‘바람의 아들’ 이종범(52)은 스물네 살이었던 1994년 타격 5관왕에 오르면서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4·키움) 역시 아버지와 같은 나이에 타격 5관왕과 MVP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이정후는 26일 현재 타율(0.348), 출루율(0.420), 장타율(0.577), 최다 안타(184개), 타점(108점) 등 5개 부문 1위다. 이 중 가장 눈길이 가는 기록은 역시 타율이다. 이정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타율 1위를 차지하면 역대 4번째로 ‘연속 타격왕’에 등극하게 된다. 프로야구 역사가 41년이니까 이정후는 문자 그대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키움이 끝까지 3위 자리를 지키고 본인 역시 5개 타이틀을 모두 지킨다면 이정후는 SSG의 ‘에이스’ 김광현(34)과 함께 가장 유력한 MVP 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를 보면 매일 경기에 나오는 야수가 (MVP를) 받더라”면서 개인 첫 MVP 수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홈런에서는 피렐라가 이미 이정후에게 앞서 있다. 피렐라는 이번 시즌 26홈런으로 홈런 선두(33개) 박병호(36·KT)에 이어 2위다. 이정후는 홈런 22개로 김재환(34·두산)과 공동 6위다.
피렐라의 MVP 수상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팀 순위다. 삼성은 10개 팀 중 8위로 ‘가을 야구’와 멀어진 상태다. ‘계단식’ 포스트시즌 도입 이후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팀 선수가 MVP로 뽑힌 건 2005년 손민한(롯데)과 2012년 박병호(넥센)뿐이다. 8개 팀 체제였던 당시 롯데는 5위, 넥센은 6위였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