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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와 기준금리의 가파른 상승 등의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집값은 6월부터 하락세로 반전했고, 아파트도 8월말부터 전국 모든 지역에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땅값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8월에도 오름세를 이어간 것이다. 2010년 11월 이후 무려 142개월 연속이다. 다만 가격 오름폭이 줄어들고 거래량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어 하락세로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8월 지가동향’을 26일(어제) 발표했다. 매월 공개되는 자료인데, 이날 자료에는 지가변동률과 지가지수만 소개됐다. 거래량을 포함한 공식보고서는 다음달 초 공개될 예정이다.
● 땅값 11년 10개월째 오르는 중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8월 전국 지가는 전월보다 0.28% 올랐다. 2010년 11월 이후 142개월째 연속 상승이다. 무려 11년 10개월이다. 연초 대비로는 2.49% 상승했다. 용도지역별로 보면 상업이 0.30%고 가장 많이 올랐고, 주거(0.28%) 공업(0.27%) 녹지(0.27%) 계획관리(0.26%) 생산관리(0.20%) 농림(0.20%) 보전관리(0.20%) 자연환경보전(0.16%)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용상황별로는 상업용 대지가 0.31%로 상승률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전(0.29%) 공장(0.28%) 주거용 대지(0.26%) 답(0.24%) 임야(0.19%) 기타(0.16%)의 순이었다.
2년 전인 2020년 9월 1일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8월 전국 평균 지가는 108.11이었다. 2년 동안 전국 땅값이 8.1% 올랐다는 의미다.
이 기간 용도지역별로는 주거가 8.86%로 가장 많이 올랐고, 상업(8.83%) 녹지(7.10%) 계획관리(6.95%) 공업(6.67%)의 순이었다. 이용상황별로는 상업용 대지가 8.79%로 1위를 차지했고, 주거용 대지(8.50%) 전(7.61%) 답(6.96%) 공장(6.63%)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 집값 급락 중인 세종시, 땅값 상승세는 굳건
전국 시도별 지가 상승률 1위는 세종시로, 8월에 0.35%를 기록했다. 8월 집값이 전월 대비 -1.03% 떨어지면서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세종시 부동산시장에 대한 미래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즉 주택을 짓는 원재료인 토지에 대한 수요가 두텁게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다.서울은 0.34%로 2위에 오르며 108개월 연속 상승 기록을 이어갔다. 서울의 경우 성동구(0.48%)와 용산구(0.45%)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성동구의 높은 지가상승률은 재건축 정비사업과 아파트 신축공사 등과 같은 개발호재와 기업의 지속적인 준공업지역 투자수요에서 비롯됐다. 용산구는 용산국제업무지구, 한남재정비촉진구역 등 지역 전반에 걸친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어 경기(0.31%) 전남(0.26%) 인천(0.25%)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또 부산(0.24%) 대구(0.24%) 대전(0.24%) 광주(0.21%) 제주(0.21%) 강원(0.21%), 충남(0.20%) 등도 0.20% 이상 상승했다.
나머지 충북(0.19%) 전북(0.19%) 경남(0.17%) 경북(0.15%) 울산(0.12%) 등은 모두 0.10%대 상승에 그쳤다.
● 가격 상승폭 줄고, 거래량도 큰 폭 감소
다만 지가 상승폭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작년과 비교하면 상황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의 경우 8월 한 달 상승률이 0.36%로 올해(0.28%)보다 0.08%포인트(p) 높다. 연초 대비 누적(1~8월) 상승률도 2.75%로 올해(2.49%)보다 0.26%p 차이가 났다.
거래량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공식보고서인 ‘7월 지가동향’에 따르면 7월 전국 토지 거래량은 16만6809필지로 전월 대비 16.4% 감소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39.8% 줄어든 규모이며, 2013년 9월(14만4135필지)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6월부터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집값 동향 등을 감안할 때 지가도 장기간의 상승 추세를 마감하고 하락세로 반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