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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윳값 인상 초읽기, ‘1리터 3000원’ 돌파 목전…내달 중순께 결정

입력 | 2022-09-27 13:38:00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제품의 모습. 2022.9.12/뉴스1


그동안 미뤄져왔던 원유(原乳·우유의 원료) 가격 인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우유 1리터의 소비자가격이 ‘3000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원유 가격이 오르면 유제품의 가격 또한 줄줄이 인상되는 만큼, 밀크플레이션 현실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7일 관계당국 및 업계 등에 따르면 낙농업계와 우유업계는 지난 20일부터 올해 원유가격을 정하기 위한 낙농진흥회 내 소위원회의 회의를 개최했다. 양측의 협상은 비공개로 진행되며, 10월15일까지 협상을 마치기로 합의한 상황이다.

국내 우유 가격은 낙농진흥회에서 매년 협상을 통해 원유 가격을 결정하고, 여기서 결정된 가격을 유업체·낙농가가 따르는 식으로 결정된다.

통상적으로 8월부터 새로운 우유 가격이 결정되어 왔으나 올해는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안을 두고 낙농업계와 유업체 간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며 협상이 늦어졌다. 그러나 최근 낙농가가 정부의 제도 개편을 찬성하는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원유 가격 협상이 뒤늦게나마 시작됐다.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안이 지난 16일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내년부터는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눠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도입돼 가격 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번 원유 가격은 현행 생산비 연동제에 따른 마지막 가격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비 연동제는 최근 1~2년간 생산비 증감분의 ±10% 범위에서 원유 가격 인상 폭을 정한다. 이에 따라 올해 원유 가격은 2020년 이월된 생산단가 인상분(리터당 18원)과 올해 상승한 생산단가(34원)를 합친 52원 내외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생산비 증감분의 범위를 고려했을 때 최소 47원에서 최대 58원까지 인상이 가능한 셈이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리터당 21원 인상되면서, 소비자가격이 150~200원 인상되었던 점을 보면, 원유 가격이 47~58원 인상되면 소비자가격은 300~500원이 오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기준으로 우유의 전국 소비자 평균가격이 2765원인 것을 감안할 때, 최소 300원이 인상된다고 하더라도 ‘3000원’ 돌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원유 가격 인상이 우유 가격 인상으로 즉각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고심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원유의 가격 인상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원유 가격 인상폭이 우윳값 인상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히 농식품부는 원유 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흰 우유의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업계에 요청할 계획이다. 원유가 인상으로 밀크플레이션 사태가 촉발될 경우, 물가당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밥상물가 안정 대책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어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산자-유업체 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우유 가격 인상을 전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원유 가격)의 인상요인이 분명히 있지만, 유가공품 위주의 가격 인상을 유도하는 등 정부는 유업체와 최대한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낙농가와 유업체 간의 가격 결정시한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원유 가격 책정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협상이 기한 없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낙농가는 새 가격이 책정된다고 해도 올해 8월1일 이후 원유 공급분에 대한 소급적용을 요구하고 있고, 이 경우 유업체는 구매 비용이 늘어나며 소비자가격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