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21년 간 품어 온 대우조선해양을 2조원에 한화그룹으로 ‘통매각’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HMM과 KDB생명 등 산은의 다음 매각 작업에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KDB생명보험과 HMM 지분을 각각 92.7%, 20.7%씩 보유 중이다.
산은은 이미 KDB생명 매각을 네 차례나 시도했다가 무산된 바 있으며 HMM은 산은에 이은 2대 주주(19.96%)인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상위 기관인 해양수산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민영화를 선언한 상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자산 매각과 민간과의 중복 기능 최소화를 목표로 공공기관 혁신을 추진해 온 연장선에서 산은이 보유 중인 기업 매각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다.
재정 건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둔 긴축재정 기조도 정책금융기관인 산은으로 하여금 더 이상 보유할 이유가 없는 기업들은 빨리 팔아 나라살림에 보태도록 채근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기업을 정리하기 위해 168조7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119조8000억원(71%)만 거둬들였으며 48조9000억원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따라서 산은이 대우조선에 이어 HMM과 KDB생명에 대해서도 매각 작업을 서두를 것이란 관측이 많다.
강석훈 산은 회장도 KDB생명과 HMM의 매각 작업 본격화를 예고하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 1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KDB생명 매각에 대해 “현재 금리가 오르고 있는 만큼 매각 여건이 좋다. 준비 과정을 거쳐 매각을 시행하겠다”고 한 데 이어 이날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이 개최한 제4회 Niche Hour(니치 아우어) 포럼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최대한 빨리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정부가 민영화 계획을 선언한 HMM의 경우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SM그룹 등의 인수 후보군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 계획 발표 다음날인 이날 주식시장에서 HMM은 민영화 기대감에 장중 10%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HMM은 산은과 해양진흥공사 보유 지분만 3조6000억원대일 정도로 덩치가 커서 자금력을 갖춘 매수자와의 협상에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