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해외진출 기업 306곳 조사
#1. 1999년 베트남 호찌민으로 공장을 옮겨간 섬유 제조기업 A사는 기회가 된다면 국내로 돌아올 의향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생산직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 해도 아직 국내 인건비의 10%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는 주로 50대 안팎의 근로자들이 섬유업에 종사하지만 베트남 현지 인력 평균 연령은 40대여서 생산성에도 차이가 크다.
#2. 고용 인력 300인 이상 규모로 북미에 생산 공장을 둔 전자 제조기업 B사는 리쇼어링(해외 생산기지의 본국 회귀)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과도한 규제 환경을 지적했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 국내로 돌아가더라도 수도권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권역 규제 때문에 신·증설이 어렵기 때문이다. B사 관계자는 “정부가 리쇼어링을 촉진하기 위해 제공하는 각종 인센티브도 수도권에는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긴 국내 기업 10곳 중 9곳은 국내로 돌아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사업 환경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근로시간, 임금 등에 대한 노동 규제가 꼽혔다.
해외 진출 기업들의 리쇼어링 선호 지역(복수 응답)은 수도권(47.9%)이 수도권 이외 지역(42.2%)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해 세제 감면 등을 적용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은 13.7%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제도상 수도권 복귀 기업은 정부의 입지보조금과 설비보조금 지원이 제한돼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경총은 지적했다.
리쇼어링 촉진을 위한 정책 과제(복수 응답)로는 법인세·관세 감면 등 세제 지원 확대(31.0%)를 가장 많이 응답했다. 그 외 고용·투자·이전 시 정부 보조금 확대(27.8%), 대출·투자 등 금융 지원(21.6%), 유턴 기업 지원 대상 확대(9.8%), 입지특례 제공(7.8%) 순으로 집계됐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