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선발등판서 규정이닝 채워 1950년 노구치의 14볼넷 기록 깨 평균 시속 138km ‘느린 공’ 투수 4월엔 공 90개로 완봉승 기록 등 ‘MLB 전설’ 매덕스에 비유되기도
가토 다카유키(30·니혼햄·사진)가 72년 만에 일본 프로야구(NPB) 규정이닝 투구 최소 볼넷 기록을 새로 썼다.
왼손 투수인 가토는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26일 안방경기에서 라쿠텐을 상대로 8이닝 동안 5피안타 8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8승(7패)을 수확했다. 이 경기 전까지 규정이닝(143이닝)에 3과 3분의 1이닝이 부족했던 가토는 이날 규정이닝을 넘어서면서 결국 볼넷 11개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전까지는 양대 리그 도입 원년인 1950년 노구치 지로(1920∼2007·한큐)가 181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 14개를 내준 게 NPB 최소 기록이었다.
가토는 속구 평균 시속이 138km밖에 되지 않는 ‘느린 공’ 투수다. 그러나 4월 19일 경기에서 역시 라쿠텐을 상대로 공 90개만 던져 3피안타 1볼넷 완봉승을 기록하는 등 ‘제구의 달인’으로 통한다. 일본 니칸스포츠는 당시 “가토가 ‘매덕스’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NPB에서 ‘매덕스’는 투구 수 100개 미만으로 완봉승을 거두는 것을 뜻한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355승을 기록한 그레그 매덕스(56)가 개인 35차례 완봉승 가운데 13번을 100구 미만으로 달성한 데서 유래한 표현이다.
‘베이스 온 볼스’를 기준으로 하면 조지 제틀린(1884∼1905)이 1876년 234이닝 동안 6개를 내준 게 최소 기록(9이닝당 0.23개)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볼이 4개가 아니라 9개가 들어와야 타자에게 1루를 내줬다. 볼넷이 아니라 볼아홉이었던 셈이다. 볼넷 제도를 채택한 1887년 이후로는 2005년 카를로스 실바(43)가 최소 기록 주인공이다. 당시 미네소타 소속이던 실바는 188과 3분의 1이닝 동안 볼넷을 9개만 내줬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우규민(37·삼성)이 LG 시절인 2015년 볼넷 17개(152와 3분의 2이닝)로 시즌을 마친 게 최소 기록이다. 우규민 이전에는 해태 김용남(64)이 1984년 132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 19개를 내준 게 30년 넘게 최소 기록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