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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길거리부터 카페까지…마약범죄, 갈수록 대범해지는 까닭은

입력 | 2022-09-28 06:27:00


#. 30대 남성 A씨는 지난 2년간 9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20일 오후 1시께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골목에 차량을 주차한 상태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숙박업소 등 은밀한 공간에 숨어서 마약을 투약하던 과거와 달리 도심 한복판 공개된 장소에서 마약을 투약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작경찰서는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과로한 때 등 운전 금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이다.

A씨는 신림역 인근에 주차한 차량 안에서 마약을 투약한 뒤 동작구 사당동에 있는 자택까지 직접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약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만큼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앞서서는 공공장소인 카페에서 버젓이 마약을 투약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40대 남성이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마약을 흡입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카페에 있던 다른 손님의 신고로 출동해 마약으로 추정되는 흰색 가루를 소지하고 있는 A씨를 붙잡았다고 한다.

마약 투약이 공개된 장소에서 이뤄지는 사건이 잇따르는 것을 두고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로 마약 구매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인 다수가 마약을 구매, 투약하고 있다는 인식도 확산돼 범행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온라인에는 마약 투약 시 처벌 수위를 구체적으로 묻는 게시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트위터에 마약을 의미하는 은어를 검색하면 거래 글이 난무하고, 구매 성공을 인증하는 글도 다수다.

김현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팀장은 “거래 수 자체가 워낙 증가하다 보니 심적으로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 안일해진 경향이 있다”며 “우리 사회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마약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장소에서 마약을 투약하는 사람들의 경우 이미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마약 사범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지난 7월까지 검거한 마약류 사범은 총 7447명으로, 전년 동기 6501명 대비 14.6% 증가했다.

비대면 거래가 구매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대범한 투약으로 이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김 팀장은 “직접 만나서 거래하던 과거에는 서로가 서로를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조심하고 의심하는 부분이 있었다”며 “이제는 서로 보지 않고 비대면으로 거래를 함으로써 잡힐 거라는 생각, 주변에서 알거라는 생각을 상대적으로 덜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