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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발언’ 처음 올린 野비서관 “단톡방서 받아…MBC 기자 없었다”

입력 | 2022-09-28 11:23:00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뉴욕=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속어를 써서 미국 의회를 비판했다’는 내용의 글을 언론 엠바고(보도유예) 해제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먼저 올렸던 더불어민주당 보좌진이 MBC와의 유착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민주당 이동주 의원실의 최지용 선임비서관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대통령 발언 지라시를) 받은 건 (22일) 오전 8시 50분경이다. 누구한테 별도로 전달받았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이 있다. 거기에서 뭐가 먼저다 할 것 없이 아주 비슷한 시간에 대통령의 워딩(발언)이 들어가 있는 글이 돌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부 기자들 같은 경우 아침 발제가 끝나 있을 시간이기 때문에 순방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뉴스가 나왔는지 등 대부분이 공유되는 시간이었다”며 “순방기자 또는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는 정보였고, 제가 (정보가) 맞는지 정치부 기자들에게 물어봤더니 ‘맞다, 보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돼서 그 글을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상은 그 뒤에 받았다. 커뮤니티에 첫 글은 대통령의 워딩을 올리지 않았고 ‘그냥 사고를 치신 것 같다’ 이렇게만 올렸다”고 덧붙였다.

최 비서관은 특히 이들 대화방에 MBC 기자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기자가 ‘MBC는 지금 (보도)한다고 한다’는 내용의 전언을 저한테 전달해준 건데, 제가 MBC 기자한테 (직접) 들은 것처럼 댓글이 작성되긴 했다”며 “대화 과정에서 나왔던 소스들을 제가 댓글로 올리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비서관은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정보를 알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부인했다. 그는 “9시 반 공개회의를 하기 훨씬 전부터 원내대표 회의를 하는데 그 자리에는 보좌진도 배석을 못 한다. 그래서 전달할 수가 없는 부분”이라며 “어떻게 원내대표께서 해당 글과 영상을 보게 됐는지 저는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그렇게 돌아다니는 글과 영상을 봤는데 박 원내대표도 그러지 않았을까 정도로 생각한다”며 “제가 봤으면 국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봤다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비서관은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민주당과 MBC 유착설’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기본적으로 풀 취재는 각 언론사에 내용이 다 전달되는데, MBC가 가장 빨리 (대통령 발언을) 보도한 것은 의사결정이 가장 빨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대통령 일정도 김건희 여사 팬카페에 공유되면서 국기문란적인 성격의 정보들도 나가는 마당인데 이번 대통령 발언은 정치부 기자라면 다 알 수 있는 정보였다”고 반박했다.

앞서 최 비서관은 22일 오전 9시경 온라인 커뮤니티 ‘DVD프라임’에 “(윤 대통령이) 미 의회와 바이든을 모욕하는 발언이 우리 취재단 영상에 잡혔다고 한다. 상상도 못할 워딩”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윤 대통령 발언이 담긴 영상의 엠바고가 해제되기 39분 전이었다. 그로부터 30여 분 뒤 최 씨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단정하는 글을 올렸다. 최 씨가 첫 글을 올린 지 33분 뒤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비속어로 미 의회를 폄훼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