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복식에서 호흡을 맞춘 정현과 권순우(당진시청·복식 288위)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복식에서 8강에 올랐다.
정현-권순우 조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대회 남자 복식 1회전에서 한스 버두고(멕시코·복식 92위)-트리트 후에이(필리핀·복식 103위) 조에 2-1(2-6 6-2 10-8)로 역전승을 거뒀다.
허리 부상 탓에 2020년 9월 프랑스오픈 예선 이후 2년 만에 공식 대회에 나선 정현은 단·복식을 통틀어 2년 전 프랑스오픈 단식 예선 1회전 이후 처음으로 승리를 맛봤다. 투어 이상급 대회 복식에서 승리한 것은 2018년 10월 도쿄오픈 이후 약 3년 만이다.
정현과 권순우가 복식에서 호흡을 맞춘 것은 2016년 10월 중국 닝보 챌린저 대회 이후 약 6년 만이다. ATP 투어 대회보다 한 등급 아래인 챌린저 대회에서 당시 정현-권순우 조는 8강에서 탈락했다.
복식 전문이 아닌데다 오랜만에 호흡을 맞춘 둘은 경기 초반 상대의 노련한 네트 플레이에 고전했다.
하지만 점차 손발이 맞아가는 모습을 보이며 역전승을 일궜다. 1세트에서 더블폴트를 범하는 등 경기 초반 초반 실전 감각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도 이들이 역전극을 일구는데 힘이 됐다.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관중이 센터코트 관중석을 메웠다.
이들은 1세트를 쉽게 내줬다.
1세트 게임 스코어 1-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정현이 더블폴트를 저질러 30-40으로 뒤진 정현-권순우 조는 결국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해 1-3으로 뒤처졌다.
정현-권순우 조는 이후 자신들의 서브게임을 잘 지켰으나 열세를 뒤집지 못한채 1세트를 헌납했다. 1세트 마지막 상대의 서브게임에서는 한 포인트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정현-권순우는 2세트 게임 스코어 1-1로 맞선 상황에서 상대의 서브게임을 가져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매치 타이브레이크로 진행된 3세트에서 정현-권순우 조는 상대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접전을 이어갔다.
정현-권순우 조는 6-7로 뒤졌다가 권순우의 포핸드 발리샷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권순우는 두 팔을 위로 올리며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이후 8-8로 맞서다 상대의 범실이 나오면서 9-8로 앞선 정현-권순우 조는 권순우가 높게 띄운 로빙샷이 코트 안에 떨어지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관중석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나왔고, 정현과 권순우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정현-권순우 조는 8강전에서 안드레 고란손(스웨덴·복식 72위)-벤 맥라클란(일본·복식 83위) 조와 4강행을 다툰다.
앞서 남지성(세종시청·복식 239위)-송민규(KDB산업은행·복식 229위) 조도 복식 1회전에서 로버트 갤러웨이(복식 89위)-알렉 로손(이상 미국·복식 107위) 조를 2-1(3-6 6-3 11-9)로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이달 중순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남자 테니스 국가 대항전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서도 복식 조로 호흡을 맞춰 1승 2패를 기록한 남지성-송민규 조는 지난해 2월 호주오픈 이후 1년 7개월 만에 투어 이상급 대회에서 승리를 신고했다.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스티브 존슨(미국·117위)에 0-2(6-7<3-7> 4-6)로 패배한 남지성은 복식 8강 진출에 성공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송민규는 복식에만 출전했다.
1세트를 게임 스코어 3-6으로 내준 남지성-송민규 조는 2세트를 잡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매치 타이브레이크 방식으로 진행된 3세트에서 서브게임을 잘 지키며 갤러웨이-로손 조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남지성-송민규 조는 9-9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내리 두 포인트를 가져와 승리를 낚았다.
남지성-송민규 조는 복식 8강에서 2번 시드인 니콜라스 바리엔토스(콜로라도·복식 69위)-미겔 앙헬 레예스 바렐라(멕시코·76위) 조와 대결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