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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붐 타고… 부산 4년제大 반려동물 학과 인기몰이

입력 | 2022-09-29 03:00:00

2023학년 4개 대학 수시모집에
관련 학과 경쟁률 8 대 1 넘겨
“반려동물 산업 허브로 조성”
부산시 발표도 인기에 한몫



2023학년도 대학 신입생 수시모집 원서 접수 마감 결과 부산 4년제 대학 반려동물학과가 인기를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21학년도에 신설된 경성대 반려생물학과의 학생들이 수업 중인 모습. 경성대 제공


부산 4년제 대학의 반려동물 관련 학과가 인기를 끌고 있다. 2023학년도 대학 신입생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4개 대학의 관련 학과 경쟁률이 모두 8 대 1을 넘긴 것이다. ‘펫팸(Pet+Family)족’ 증가와 함께 부산을 반려동물 산업 허브로 조성하겠다는 부산시의 발표가 맞물리면서 관련 일자리를 찾으려는 학생들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부산시교육청과 각 대학에 따르면 최근 수시 원서 접수를 마감한 동명대 반려동물보건학과의 경쟁률(일반고 교과전형 기준)은 18.6 대 1을 기록했다. 10명 모집에 186명이 몰린 것.

신라대 반려동물학과는 10.7 대 1, 경성대 반려생물학과는 8.83 대 1, 인제대 반려동물보건학과는 8.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4개 대학의 특정 학과 경쟁률이 일제히 높게 나타난 것에 대해 입시업계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4년제 대학의 수시 원서는 학생당 6장을 쓸 수 있어 학과 경쟁률이 6 대 1을 넘기지 않으면 사실상 미달로 간주한다. 부산의 15개 4년제 대학 중 부산대와 동아대 등 4곳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은 수시모집 평균 경쟁률이 6 대 1을 넘지 못했다. 이처럼 각 대학이 신입생 모집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반려동물학과가 선전한 셈이다.

동명대의 경우 단일 학과 신설에 그치지 않고 ‘반려동물대학’이라는 단과대학을 설치한 것이 학생 모집의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려동물대학에는 동물보건사 양성 등을 목표로 하는 ‘반려동물보건학과’와 미용과 심리치료를 중점적으로 학습하는 ‘애견미용행동교정학과’, 동물 간식 등을 개발하는 ‘영양식품학과’가 있다. 이번 수시모집에서 애견미용행동교정학과의 경쟁률도 11.40 대 1에 달했다.

동명대 곽옥금 입학홍보처장은 “자신의 전공 외에도 관심 있는 다른 전공을 마음껏 수강하며 졸업 때 관련 자격증을 3개 이상 딸 수 있다”며 “다른 대학에 드문 단과대학 설치의 강점을 집중 홍보하자 지원자가 몰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려동물학과는 앞으로도 계속 인기를 끌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경성대 조영근 반려생물학과장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이들이 늘고 대중매체에서 반려동물 콘텐츠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고도화된 반려동물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만큼 관련 전문가의 수요는 더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1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는 1448만 명으로 조사됐다.

부산시가 반려동물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도 반려동물학과 인기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시는 350억 원을 투입해 기장군 철마면 일원 59만5000m²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동명대 등과 협력해 동물병원을 건립하고 고부가가치 ‘펫푸드’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더 많은 대학이 관련 학과를 설치할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많이 생겨난 웹툰학과들의 수시모집 경쟁률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대 웹툰학과는 12 대 1, 영산대는 11.5 대 1, 인제대는 7.33 대 1이었다.

K팝에 이어 웹툰까지 일본과 미국 등에서 인기를 끌면서 전문적인 학습에 나서는 젊은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많이 생겨난 인공지능(AI) 관련 학과의 이번 수시모집 경쟁률은 대부분 미달이었다.

대학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교육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시교육청 권혁제 창의융합교육원장은 “지역대학이 신입생을 모으려고 인기를 끄는 학과의 신설에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 수도권 대학에 같은 학과가 설치되면 또다시 지역대학은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