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방지-탄력개선-체지방 감소 등 허가 용도와 다르고 실제 검증 없어 표준화된 용량 없는 ‘칵테일 주사’ 호흡곤란-전신쇠약 등 부작용 우려 남용땐 체내 전해질 균형 깨질 수도
하지만 미용주사가 정말 항노화, 피로 해소 등의 효과로 보건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을까? 이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정책연구팀장을 만나 미용주사를 맞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허와 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팀장은 앞선 7월 ‘미용·건강증진 목적 주사제 성분의 안전성 및 유효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팀장은 “샤넬 주사, 물광 주사, 신데렐라 주사, 태반 주사, 마늘 주사 등에 이어 최근에는 비만을 치료해 준다는 엘사 주사 등도 소개되고 있다”며 “피부 미백, 탄력과 주름 개선 등 미용 목적으로 이들 주사제가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피로 해소, 항노화, 염증 수치 개선, 독소 제거 등 건강 증진 목적으로 주사제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 허가 사항과 다르게 쓰이는 미용주사제
피부 항노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마늘 주사’는 활성비타민인 프로설티아민이 주성분이다. 이 주사는 두드러기나 습진, 알레르기성 피부 질환의 보조 요법, 만성 간 질환의 간 기능 개선, 약물중독 보조 요법 등에 쓰도록 허가돼 있다.
‘태반 주사’도 마찬가지다. 자하거(紫河車·사람의 태반을 한방에서 이르는 말) 추출물이 주성분인 이 주사는 갱년기 장애 증상 개선으로 사용이 허가됐다. 그러나 피로 해소 또는 피부 미백, 항노화 등 허가 외 사용으로 자주 처방된다.
티옥트산이 주성분인 ‘신데렐라 주사’의 경우 당뇨병, 다발신경병증 완화 목적으로 허가됐다. 또는 뇌·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악화시키는 유전질환 ‘리증후군’, 중독성 소음성 난청 등의 질환에 사용하게 돼 있다. 그러나 항산화 효과가 포함돼 있어 피로 해소, 피부 미용, 체지방 감소용으로 자주 처방된다.
이 팀장은 “각 주사제 성분마다 항산화와 지방 분해 효과 등을 기전으로 갖고 있긴 하다”며 “그러나 실제 인체에 사용했을 때 효과 유무에 대해서는 검증되지 않았고 부작용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주사를 오용하거나 과용할 경우 개인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 여러 성분 섞인 칵테일 미용주사도 조심해야
이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정책연구팀장은 미용주사를 맞기 전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사항을 한 번쯤은 살펴보라고 권했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주사제를 ‘허가 사항 외’로 사용할 경우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이 팀장은 “주사를 맞기 전 기저질환이나 본인 건강 상태를 전문의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맥주사가 오히려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함부로 맞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