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지난 28일 경찰청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사건은 7월1일 오후 5시30분쯤 경기도 안성시에서 발생했다.
이날 택시기사 A씨는 콜을 받고 안성시청 인근에서 여성 손님 B씨를 태웠다. 당시 B씨는 한 119안전센터를 거쳐 평택시로 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의아함을 느낀 A씨는 “회사 법인통장에 입금을 안 하고 왜 직접 수거를 하느냐”고 재차 질문했다. B씨는 “우리 회사는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A씨는 대표가 아닌 회사 직원이 투자금을 직접 수거한다는 B씨의 말에 의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후 경유지에 도착해 B씨가 내리자마자 A씨는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경유지에서는 검은색 차량이 한 대 나타났고 B씨는 이 차량 탑승자로부터 쇼핑백 하나를 건네받았다.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이 장면을 모두 목격한 A씨는 B씨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돼 있음을 확신했다.
우선 B씨의 요청대로 하남시로 가던 A씨는 경찰의 연락이 오자 아는 동생인 것처럼 전화를 받는 기지를 발휘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이 택시 색상과 종류를 묻자 A씨는 “아우님, 차 사려면 ○○○로 사. 하얀색이 제일 좋아”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B씨를 경찰에 넘기기 위해 “커피를 사서 가도 되느냐”며 안성휴게소로 유도했다. 그가 전화를 끊지 않아 수화기 너머로 대화를 들은 경찰은 휴게소에 미리 도착해있었고, A씨는 휴게소에서 경찰에 B씨를 인계했다.
휴게소에서 경찰을 만나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을 인계하는 A씨(왼쪽).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B씨가 속한 조직은 피해자를 상대로 저금리로 대환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기존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현금을 가로채려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순발력으로 피해자는 4600만원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A씨는 ‘피싱 지킴이’로 선정돼 표창장과 신고 보상금을 받았다.
A씨는 “나한테 피해가 안 와도 주위 사람 중 누군가는 당하고 피해를 볼 수 있으니까 똑같은 상황이 오면 누구든 나처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