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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 차별에 한국인들 바이든에 실망” WSJ

입력 | 2022-09-29 17:12:00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신형 전기차 보조금 문제로 한국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인플레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이 한미 관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조명했다.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우리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당시 정 회장은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 총 105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나 넉달 후 정 회장과 현대, 많은 한국인들이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어 “지난달 통과된 새 법안(인플레 감축법)은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7500달러의 세금 혜택을 주면서 현대와 기아에 타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WSJ은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9%를 차지하며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미 전기차 수출은 앞으로 연간 10만대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유럽연합(EU)과 일본도 인플레 감축법 시행으로 도전에 직면했지만, 한국인들이 느끼는 분노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라며 보수 성향의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인도·태평양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이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측은 인플레 감축법에 대한 한국인들의 우려를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 집행 과정에서 한국측의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잘 챙겨보겠다”라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나 뿐만 아니라 바이든도 한국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법률 집행 과정에서 우려 해소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 투자를 통해 3만5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며 베트남, 일본, 캐나다를 제치고 대미 일자리 창출 1위 국가를 차지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미국 대표단을 이끌었던 웬디 커틀러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은 적대국들을 견제하면서 공급망을 동맹국과 연결하고 미국에는 더 많은 제조업 일자리를 가져오는 조치를 모색하고 있지만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인들이 화가 나고 실망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