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예상대로 우크라이나 4개 주를 30일 자로 러시아 연방에 공식 병합한다고 29일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병합식 행사가 크렘린에서 열리고 4개 주 지도자들이 병합 조약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는 상원과 하원의 결의안 채택 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0월4일께나 최종 재가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국제법을 위반하고 민의 진실성이 극히 의심스러운 투표 절차를 통해 러시아 연방에 ‘병탄’ 흡수되는 4개 주는 루한스크주, 도네츠크주, 자포리자주, 헤르손주다.
러시아는 이미 2014년 3월 이번과 똑같은 주민투표 후 병합요청 형식으로 2만8000㎢의 크름반도를 병탄했다. 1991년 옛소련에서 독립했던 우크라이나가 결국 8년 기간에 걸쳐 영토의 20%, 12만 ㎢를 러시아에 뺏기는 처지가 되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및 국제사회의 불법 및 사기 투표 비난에도 러시아는 이제 4개 주가 러시아 땅인 만큼 우크라군이 이 지역을 공격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할 태세다. 푸틴은 4개 주 투표실시 이틀 전인 21일 연설에서 주민투표 실시를 적극 지지한 뒤 러시아 영토가에 대한 공격에는 “모든 가능한 수단을 쓸 것”이라며 핵무기 사용을 위협했다.
침공 일주일 만에 주도 헤르손시가 점령된 헤르손주 등이 5월부터 러시아편입 주민투표 실시를 언급했으나 말만 무성하고 계속 미뤘다. 그러다 9월 초 우크라군의 하르키우주 탈환작전 역공이 놀라운 전과를 올리자 러시아와 푸틴은 조급해졌다.
우크라군은 9월6일 개시한 하르키우주 남단의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역공에서 닷새 만인 10일까지 3000㎢를 수복했다. 우크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동북부 수복 지역이 8000㎢이며 남부 헤르손주에서도 500㎢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 와중에 8월 하순부터 우크라군이 미국과 서방이 제공한 장거리 로켓연속발사기를 앞세워 헤르손주와 하르키우주 탈환작전을 공식 개시해서 보름 만에 혁혁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탈환작전 성과 발표가 있은 직후 4개 주는 연합해서 일주일 후인 23일부터 닷새 동안 러시아편입 주민투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으며 21일에는 푸틴이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27일까지 실시된 4개 주 러시아 점령지 내 주민투표는 대부분 총을 든 러시아 군의 감시 속에 가정 방문 형식으로 치러졌으며 “압도적 찬성” 예상이 그대로 실현되었다.
8년 전 크름반도 주민투표가 투표율 87%에 찬성율 95%를 기록했던 것을 그대로 답습해 편입 찬성퓰이 헤르손주만 87%에 그치고 자포리자주 93%, 루한스크주 98% 및 도네츠크주 99%에 이르렀다고 27일 밤 발표되었다.
4개 주 병합 후에 푸틴은 2월24일 개시 후 유지하고 있는 우크라 침공전 명칭을 바꿀 가능성이 크고 이는 만 7개월 3일이 지난 우크라 침공전의 내용과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꿀 계기가 될 수 있다.
동부 돈바스 러시아계 보호를 위한 ‘특별군사 작전’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외적에 대한 본격적인 영토수호 전쟁이 되는 것이며 여기에는 전술핵 및 전략핵도 사용될 수 있다고 푸틴은 말해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