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슈퍼컴퓨터 6호기 가동 연산능력 5호기의 23배 달해 기후변화-에너지대책 등 활용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2018년 도입한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의 모습. 누리온의 뒤를 이을 슈퍼컴퓨터 6호기가 2024년 상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구축될 예정이다. KISTI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체 세포에 침입하기 위해 바이러스 표면에 존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과 숙주인 인간 세포의 ACE2(앤지오텐신 전환 효소2) 수용체와 결합한다.
서상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선임기술원 연구팀은 이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감염되는 과정을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올해 7월 공개했다.
연구팀은 실험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바이러스의 침투 과정을 원자 단위의 3차원(3D) 미시 세계로 파악하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을 이용해 50만 명의 유전체(게놈) 정보를 토대로 시뮬레이션 연구를 진행했다.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이유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모델링하기 위해 복잡한 계산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서 선임기술원은 ‘2022 슈퍼컴퓨팅 콘퍼런스(KSC2022)’에서 “슈퍼컴퓨팅을 기반으로 한 나노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막대한 계산량이 필요한 나노 연구에는 슈퍼컴퓨터와 같은 대규모 자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기후변화, 에너지 대책 등 슈퍼컴퓨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슈퍼컴퓨터 도입도 추진된다. KISTI는 2023년부터 6년간 2929억5000만 원을 투입해 600페타플롭스(PFlops) 성능의 슈퍼컴퓨터 6호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2023년 설치를 시작해 2024년 상반기부터 일부 가동을 시작할 방침이다.
플롭스는 컴퓨터가 1초에 수행할 수 있는 연산 수로 컴퓨터의 성능을 나타내는 단위다. 600페타플롭스는 초당 60경 번 연산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70억 명의 인구가 9800년간 계산해야 할 양을 1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이다. 그간 활용했던 슈퍼컴퓨터 5호기(누리온)의 23배에 달하는 성능을 갖췄다. 이식 KISTI 국가슈퍼컴퓨팅 본부장은 “6호기의 성능은 현재 시장 기준 2∼3위, 설치 시점 기준 세계 8∼11위 정도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슈퍼컴퓨터의 성능은 해를 거듭하며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1988년 국내 처음 도입된 1호기는 중앙처리장치(CPU) 4개, 메모리 용량 1GB, 디스크 용량 40GB를 갖춘 최고 성능 2기가플롭스(GFlops)의 컴퓨터였다. 3호기부터는 인텔, AMD 등의 부품을 적극 활용해 4.3테라플롭스(TFlops)로 용량이 대폭 늘어났다. 2018년 5월부터 운용 중인 5호기는 25.7PFlops의 성능으로 3년 넘게 900만 개 이상의 계산을 수행하고 있다. 6호기에는 병렬 계산에 최적화된 처리장치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거 탑재할 예정이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이영애 동아사이언스 기자 ya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