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산업통상부 차관 인터뷰
한국을 방문한 페르난도 발데스 베렐스트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관광차관(스페인관광청장)이 지난달 2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인들의 수준 높은 관광문화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문화의식이 높은 한국인 관광객들은 스페인을 방문하면 지식과 문화유산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 또한 여행 후에는 책이나 영상, SNS를 통해 기록을 남겨 양국의 사회를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합니다. 일례로 한국은 스페인 산티아고순례길을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이 방문하는 국가인데, 유럽 미국을 제외하고는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많이 방문하는 국가입니다. 산티아고순례길과 제주 올레길 사이에 협약을 맺고 상호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양국 관광 정상화를 위해 방한한 그는 한국 시장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로 한국이 ‘성장하는 여행시장’이라는 점을 들었다. 스페인관광청에 따르면 스페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2013년 10만 명에서 2019년 63만 명으로 늘었다. 발데스 차관은 “한국과 스페인으로 공통점으로 양국의 백신 접종률이 90%를 넘어섰다”며 “이제 한국인 관광객 QR코드 같은 절차 없이 입국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데스 차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각각 만나 마드리드 직항 노선 복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재 한국과 스페인 간 직항은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이 운항 중이다.
그는 또한 스페인 내륙의 아름다운 관광지를 한국에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북부 아라곤과 중부 까스티아 같은 내륙지역이 미식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품격있는 여행지라는 게 추천 이유였다. 또한 한국인이 많이 찾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이르는 새로운 루트도 알릴 예정이다. 이 가운데 하나가 로마 유산 중 하나인 안달루시아 지역을 통한 루트다. 그는 “스페인에는 기존 수도원, 고성 등 문화유산을 현대식 숙소로 개조한 ‘파라도르’ 같은 숙박시설도 있어 다양한 여행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3년에는 파블로 피카소 서거 50주년에 맞춰 말라가와 빌바오, 코루냐, 바르셀로나 등 피카소가 태어나고 활동했던 지역에서 다양한 전시를 마련할 예정이다.
발데스 차관은 “올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국 방문을 위한 홍보행사인 ‘한국 주간’에는 4만2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며 “내년에는 한국에서 스페인의 다양한 미식을 테마로 한 ‘스페인 주간’을 열어 한국과 스페인 관광교류가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