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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대 수수 혐의’ 이정근 前민주당 사무부총장 구속

입력 | 2022-09-30 23:25:00


청탁을 빌미로 10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30일 구속됐다.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이 전 사무부총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사무부총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억울함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냈다. 금품수수나 한국남부발전 인사청탁 명목으로 로비 자금을 받았는지 등 혐의 관련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했다.

검찰은 이 전 사무부총장이 2019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십회에 걸쳐 사업가 박모씨에게 9억50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공무원, 공공기관 임원 등에게 청탁해 정부지원금 배정, 마스크 사업 관련 인허가, 공공기관 납품 및 임직원 승진 등을 알선해준다는 명목으로 파악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2020년 2월부터 4월까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비용 명목으로 수회에 걸쳐 박씨로부터 3억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이 전 사무부총장이 수수한 금액을 총 10억1000만원으로 보고 있다.

박씨 측은 이 전 사무부총장이 정·재계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금품을 받아 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사팀에 그동안 이 전 사무부총장과 나눈 대화가 담긴 녹취파일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무부총장 측은 박씨 측과 돈이 오간 것은 사실이지만 청탁이나 로비가 아닌 단순 채무관계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23일 소환 조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에 “분쟁 상대방과 민·형사 소송을 지금 수개월째 진행하고 있다”며 “저에게 제기된 여러가지 의혹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자신이 선거 자금 등으로 7억3000여만원을 빌린 뒤 5억3000여만원을 갚았고, 2억원 정도 갚을 돈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박씨가 돌연 10억원을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이 전 사무부총장 측 변호인은 박씨의 녹취파일에 정치권 인사 이름이 거론되긴 하지만 청탁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지난달 이 전 사무부총장과 관련자들의 주거지 및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박씨를 여러 차례 불러 조사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