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다시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어제 나왔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4%에 그쳤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5%였다.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할 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낮은 지지율은 국정 수행에 장애를 준다. 8월 초 바닥을 쳤던 지지율이 대통령실 부분 개편 등을 거치며 살짝 반등하는 듯하다가 지난주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또 최저치를 찍은 이유를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외교 참사’ 논란의 시작은 야당의 프레임 공세라 치자. 비속어 논란이 지난달 22일 첫 보도 이후 열흘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건 정상이 아니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메시지 관리에 실패한 탓이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바이든은 언급한 적이 없으며 ‘이 ××들’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음성 분석까지 했다고 한다. 참모들은 “이 ××들”의 대상이 미국 의회가 아니라 한국 국회라고 반박하더니 이젠 “잡음을 없애면 그 말이 안 들린다”며 발언 자체를 부인하려 한다.
어이없는 상황의 연속이다. 처음부터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런 말을 했다면 유감이다” “무심결에 비속어가 튀어나왔을 수 있지만 우리 국회가 잘 처리해달라는 취지였다” 등 직접 해명이나 사과를 하고 국가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비속어 논란이 이렇게 확대 재생산됐겠나. MBC가 자막을 조작한 ‘가짜뉴스’ 사건이라면서 ‘진짜뉴스’가 뭔지를 속 시원히 내놓지도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