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료 인상폭 차등 적용 반도체-철강 등 비용부담 더 커져… 대기업 요금부담 10% 넘게 늘듯 “원자재값 상승-경기침체 악재속 전기료마저 경영에 큰 변수 돼”
30일 서울 중구의 한 다세대주택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1일부터 주택용 전기요금이 kWh(킬로와트시)당 7.4원 인상된다.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전기요금이 약2270원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최대 16.6원 오른다. 뉴스1
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9년 만에 전력 사용량에 따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폭을 다르게 매긴 것은 기존 요금체계가 사용량이 많을수록 판매단가가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력 소비량이 많은 반도체, 철강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원가 부담이 더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치솟은 환율과 물가로 이미 경영 환경이 악화된 산업계는 정부가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대기업 요금 부담 10% 넘게 늘 듯
이번 인상으로 대기업의 요금 부담은 1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계약전력 25만 kW로 전기를 쓰고 있는 기업의 경우 24억8000만 원가량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시간대별 사용량 등이 같다고 가정한 것으로, 실제 추가 부담액은 다를 수 있다. 계약전력 5kW로 1000kW를 사용하는 작은 점포는 12만3020원에서 13만1430원으로 6.8%(8410원)가량 요금 부담이 커진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한전에서 받은 ‘전력 다소비 기업 상위 30개사 판매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용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한 기업은 1만8412GWh(기가와트시)를 쓴 삼성전자였다. SK하이닉스(9209GWh), 현대제철(7038GWh), 삼성디스플레이(6781GWh) 등이 뒤를 이었다.
○ 산업계 “악재 쌓였는데 전기요금까지 부담”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전기료 인상 규모가 예상보다 높다”며 “이렇게 되면 전기료는 기업 경영에 너무 큰 변수가 된다. 철강 제품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 침체 등 악재가 쌓인 상황에서 전기요금 부담까지 더해졌다는 것이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