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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지적장애 아들 키우다 살해…30대 아버지 항소심서 감형

입력 | 2022-10-01 07:08:00


 홀로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아들 두 명을 양육하다 5살 아들을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아버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재판부는 최선을 다해 아들을 양육한 사실이 인정되고 살인의 고의가 다른 살인 사건에 비해 미약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감형 이유를 전했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는 전날 살인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게 1심과 달리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함께 아동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사망 당시 만 5세에 불과해 보호자의 보호와 양육을 필요로 하는 자신의 어린 자녀를 아동학대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를 통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그 죄책이 중하고 비난가능성도 더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배우자 없이 혼자서 자폐 증상이 있는 피해자를 양육하는 상황에서 일반인에 비해 더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피해자의 자폐 증상 정도가 심해 양육이 쉽지 않았음에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피해자를 양육해온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발생 경위에 우발적인 측면이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의욕하거나 용인한 정도가 다른 살인 사건에 비해 미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숨을 쉬지 않은 채 엎드려 있는 것을 발견하자마자 곧바로 119 신고하는 등 피해자 구호를 위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며 “당심에 이르러 생모(이혼한 배우자)가 선처를 탄원하는 서면을 제출하고 있다”고 양형 사유를 전했다.

A씨는 지난해 3월15일 00:50분께 인천시 서구의 자택에서 이불로 아들 B(5)군의 전신을 돌돌 말아 동여맨 뒤 압박했다 풀어주는 방식으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배우자와 이혼한 상태에서 약 1년 넘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들 두 명을 키우면서 오랜기간 스트레스, 부담감, 버거움을 느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던 중 사건 당일 B군이 잘 시간이 됐음에도 잠을 자지 않고 계속 칭얼대자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심은 “자폐 증상을 보인 피해자를 양육하면서 큰 스트레스를 받아 온 점을 고려하더라도 생명을 침해하는 것은 그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 용인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사건 범행 이전에 지속적으로 반복해 피해자를 학대해 왔다고 볼 만한 정황은 없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