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 병합을 강행한 가운데 미국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러시아 영사관을 훼손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 주재 러시아 영사관이 ‘피’와 같은 붉은색 페인트로 훼손됐다.
이 페인트 낙서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루한스크공화국(LPR)과 도네츠크공화국(DPR),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4개 지역과 합병을 선언하기 몇 시간 전 나타났다.
경찰 대변인은 “잠재적인 ‘편견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용의자는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감시 카메라 영상엔 후드와 마스크를 쓴 사람이 이른 시간 영사관 건물에 붉은색 페인트를 뿌리는 장면이 담겼다. 이 시간 경비를 서는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온라인에 게시된 영사관 사진은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한 이용자는 “우리는 그 건물을 항상 붉은색 페인트로 덮기로 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강제 병합을 조롱했다.
반면 법률 저널리스트이자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벤저민 위티스는 “그 충동을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도 러시아에 외교관이 있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도 비엔나 협약을 존중해야 한다. 이래선 안 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