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 동예루살렘에 있는 약 150개의 학교가 이스라엘의 교과서 도입에 항의하는 파업에 들어가 이후 수십 만 명의 학생들이 교실 밖으로 내몰렸다고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동예루살렘은 거의 대부분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어서 이 곳의 파업사태는 오랜 세월 계속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의 미래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이 교과서에서 이-팔 갈등과 전쟁에 대해 무엇을 , 어떻게 배우느냐를 두고 일어날 사태의 가장 최근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스라엘 당국과 활동가들은 팔레스타인 교과서들이 유대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고 폭력저항을 미화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5년전부터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학교에서 가르치는 아랍어로 된 교과목의 교과과정을 서서히 이스라엘 것으로 대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새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그렇게 변화시킨 학교들에는 추가로 보조금 등 비용이 지급되었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시 교육위원장 요아브 잠란은 지난 주 KAN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년 동안 그렇게 이스라엘 시각의 교과서를 도입한 교육과정을 이수한 팔레스타인 학생들의 수가 그 전보다 거의 30배나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출범할 때에는 500명의 아이들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1만5000명이 넘었다”고 말한다.
팔레스타인 자선단체인 파이잘 알 후세이니재단에 따르면 동예루살렘에는 팔레스타인계 학생들이 9만8000명이 넘는다.
이스라엘 교육부는 올해 7월 동예루살렘의 학교 6곳에 대한 면허를 정지하고, 1년 안에 교과과정을 수정하지 않으면 학교허가를 영원히 취소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유는 그 학교들이 팔레스타인 당국이 펴낸 교과서를 계속 사용하면서 이스라엘 교육부의 교과서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팔레스타인 국기를 아예 삭제하고 팔레스타인 민족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부분은 변경하거나 아예 삭제한 이스라엘 교과서를 사용하도록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스라엘군과의 충돌과 체포에 대해서도 아이들의 교과서에는 그들이 이스라엘군에 저항하고 공격을 했기 때문에 잡혀간 것으로만 표기되어 있어 팔레스타인 독립을 위한 투쟁에서 발생한 수감자들을 질서 파괴범으로 묘사한다.
팔레스타인 재소자 클럽에 따르면 이스라엘 교도소에 있는 팔레스타인인은 4600명, 재판이나 기소 없이 “행정명령에 의한 구금”상태인 사람은 743명이 넘는다.
이스라에군은 말썽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위험인물들을 사전에 격리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인권운동가들은 그런 불법 체포와 구금이 몇 달씩 계속되는 것은 국제법상 기본인권을 부정하는 불법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1967년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무력으로 요르단으로부터 탈취한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학교들이 이스라엘정부와 교과서문제로 씨름하게 된 것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독립국 건립을 꿈꾸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거센 저항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