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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에 웃을 수만 없는 현대차·기아…장기화시 원자재값 압박↑

입력 | 2022-10-03 07:51:00

(자료사진) ⓒ News1

(자료사진) ⓒ News1


달러·원 환율이 가파르게 치솟으며 1400원을 넘어서는 ‘킹달러’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는 킹달러로 대표 수출업종인 완성차 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값 상승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우려한다. 현대자동차 등이 킹달러 현상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달러·원 환율은 전날 대비 8.7원 내린 1430.2원에 마감했다. 이날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달러·원 환율은 최근 가파르게 올라 같은 달 28일 장중 한때 1442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1440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물가를 잡기 위한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에 연동되고 있어 환율 상단이 1500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킹달러’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킹달러’ 현상에 기업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 기아의 경우 대표 수출기업으로 환율 상승은 호재 중 하나다. 올해 1~8월 현대차, 기아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해외 수출물량은 각각 80% 이상을 차지한다. 해외 이익을 달러화로 거둬 들이는 완성차 업체의 경우 달러·원 환율 상승은 단기적 실적 상승으로 이어진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우호적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2분기 달러·원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올랐는데, 이로 인해 현대차는 영업이익에서 6410억원, 기아는 5090억원의 환율 효과를 봤다.

현대차는 반기보고서를 통해서도 2분기 기준 달러·원 환율이 5% 상승시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311억원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종의 경우 환율이 10% 상승하면 마진은 3.3%포인트 개선된다”고 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9.62% 증가한 34조5318억원, 영업이익은 70.19% 증가한 2조7343억원이다. 기아의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3.77% 증가한 21조9733억원, 영업이익은 61.89% 증가한 2조1483억원으로 추정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자동차 업종은 운송 장비 부문에서 환율 효과를 가장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업종으로, 자동차 12개월 선행 매출액은 지난해 초 대비 25%가량 증가했다”고 했다. 이어 “3분기에도 (완성차 업계는) 환율 상승으로 우호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완성차업계는 환율 상승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값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의 경우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하고 이는 달러로 결제된다”며 “달러·원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완성차 업체에 긍정적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원재재값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원자재값 상승은 결국 차값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등은 장기계약을 맺기 때문에 당장은 실적에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원재재값 상승 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 기업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