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 공격수 엘링 홀란이 2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경기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후 자신의 시그니처 세리머니인 명상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날 3골 2도움을 기록한 홀란의 원맨쇼에 힘입어 맨시티는 맨유를 6-3으로 꺾었다. 올 시즌 EPL 무대에 데뷔한 홀란은 역대 최단경기인 8경기 만에 해트트릭 3개를 달성했다. 안방경기 3연속 해트트릭 신기록도 세웠다. 맨체스터 시티 페이스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득점기계’ 엘링 홀란(22)이 EPL의 역사를 새로 썼다. 홀란은 2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9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해트트릭을 포함해 공격 포인트 5개(3골 2도움)를 기록하며 맨시티의 6-3 대승을 이끌었다.
맨시티의 첫 골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골이 모두 홀란이 관여한 득점이다. 맨시티가 1-0으로 앞서던 전반 34분 홀란은 케빈 더브라위너(31)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골로 연결했다. 그리고 3분 뒤 다시 더브라위너의 원 바운드 크로스를 미끄러지면서 왼발을 쭉 뻗어 건드려 팀의 세 번째 골을 만들었다.
홀란의 공격본능은 후반에도 멈추지 않았다. 맨시티가 4-1로 앞서던 후반 19분 맨유 골문 앞에서 세르히오 고메즈(22)의 패스를 골로 연결해 해트트릭을 달성한 홀란은 5-1로 앞서던 후반 27분 다시 포든의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전반 8분 선제골로 포문을 열었던 포든은 홀란의 도움 2개를 받아 시즌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2000년생 동갑내기인 둘은 맨체스터 더비에서 더블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경기가 끝난 뒤 홀란은 경기 관계자로부터 건네받은 경기 공인구를 포든에게 양보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결국 경기 관계자가 공인구 1개를 더 이들에게 건네며 해트트릭 기념공을 사이좋게 나눠가질 수 있었다.
이날 시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필 포든(오른쪽)에게 해트트릭 기념 경기 공인구를 양보하고 화기애애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엘링 홀란(왼쪽). 맨체스터 시티 트위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경기를 포함해 홀란은 이날까지 8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EPL에서 14골로 2위 해리 케인(토트넘ㆍ7골)과의 격차를 두 배로 벌렸다.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하면 올 시즌 홀란은 10경기에서 총 17골을 기록했다.
팬들과 기쁨을 나누는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 맨체스터 시티 트위터
방문경기에 응원 온 팬들은 일찌감치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81)은 이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한때 세계 최고의 득점기계로 군림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도 이날 벤치에서 씁쓸한 표정으로 경기를 바라봤다. 에릭 텐하흐 맨유 감독(52)은 이날 5장의 교체카드를 썼지만 호날두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맨유는 후반 39분과 추가시간에 앙토니 마르시알(27)이 2골을 넣으며 3-6으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맨시티가 6-1로 크게 앞선 후반 30분,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51)이 마치 승리를 선언하듯 더브라이너를 포함해 주전 4명을 한꺼번에 교체한 뒤 '가비지 타임'에 나온 득점이라 긴장감이 덜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