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원령에 반발해 극단선택한 러시아 래퍼 ‘워키’. 인스타그램 ‘mrwalkie’ 갈무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내 부분 동원령을 발표한 가운데 한 래퍼가 이에 저항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다.
3일 영국 더 선 등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워키(Walkie)’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이던 이반 비탈리예비치 페투닌(27)은 지난달 30일 동원령에 반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인이 공개한 페투닌의 스마트폰 메모장에 따르면 그는 “나는 이 지옥 같은 세상에 항의하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했다”며 “내가 전쟁에서 살인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죽었다는 것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달라”고 했다.
페투닌은 “푸틴은 모든 러시아 남성을 포로로 잡은 뒤 ‘살인자가 되는 것’, ‘감옥에 가는 것’,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 이 세 가지 선택만 제시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내 마지막 항의 표현”이라고 했다.
그의 영상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유됐고 전 세계 누리꾼들은 그를 추모했다. 동시에 누리꾼들은 “푸틴이 선량한 시민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러시아 시민에게 남은 희망은 없다”, “자국민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시민을 죽이고 있다” 등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당국을 비판했다.
동원령에 반대하는 시위도 열렸다. 러시아 수도인 모스크바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는 각각 500명 이상이 불법 시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가안보위원회 회의에서 “징집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실수를 바로잡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징집된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