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7뉴스 소속 카메라맨 그랜 앨리스가 미국 플로리다 나폴리 지역에서 허리케인 ‘이안’ 피해 상황을 생방송으로 전하던 중 카메라를 내려놓고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호주 7뉴스 방송화면 캡처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 ‘이안’의 피해 상황을 보도하던 방송사 카메라맨이 생방송 도중 카메라를 내려놓고 이재민을 돕는 모습이 포착됐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호주 7뉴스 소속 카메라맨 그랜 앨리스는 특파원 팀 리스터와 함께 플로리다 나폴리 지역에서 허리케인 피해 상황을 생방송으로 전하고 있었다.
영상을 보면 리스터 뒤로 이재민들이 아이를 안거나 생필품을 든 채 물이 범람한 도로를 건너고 있다. 카메라를 줌인해 이를 촬영하던 앨리스는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리스터에게 양해를 구한 뒤 물이 가득 찬 도로로 달려갔다.
호주 7뉴스 방송화면
앨리스는 사람들의 짐을 함께 옮기거나 넘어진 사람을 부축하는 등 물살을 가르며 이재민들을 도왔다. 리스터가 대신 카메라를 잡아 이 모습을 찍었다. 앨리스는 이재민들을 모두 도운 뒤 제자리로 돌아와 카메라를 들었다. 그러자 리스터는 “굿 잡 그랜”이라고 말하며 리포트를 이어갔다.
리스터는 방송 이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지난 40년 동안 카메라맨이 생방송 중 자리를 이탈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잘했어 그랜”이라고 밝혔다.
시청자들도 앨리스를 ‘영웅’이라고 칭하며 칭찬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그가 사람들을 돕는 장면의 앵글은 좋지 않았지만) 도움이 필요한 플로리다 주민들을 향한 마음은 분명 최고였다”고 전했다.
미국 사상 5번째로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평가되는 이안은 지난달 28일 플로리다에 상륙한 뒤 사우스캐롤라이나를 가로질러 이동했다. 플로리다에서만 최소 8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안으로 인한 피해액은 680억 달러(약 97조9800억 원)에서 1000억 달러(약 144조1000억 원)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