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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상담관 1명이 943명 상담…업무 과도 더 못 버틴다”

입력 | 2022-10-04 10:37:00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가 4일 오전 용산 국방부 앞에서 병영생활전문상담관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2.10.4/뉴스1


군에서 고충을 상담하는 병영생활전문상담관 1명이 병사 900명 이상을 담당하는 등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4일 오전 용산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제도는 군복무 부적응자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08년 전군에 도입됐으며 6월 현재 전국 부대에 상담관 630명이 배치돼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한 상담관은 “상담관은 평균 근속연수가 3년10개월밖에 안 된다”며 “연차에 맞는 역할과 대우,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노조가 시민단체 일과건강과 함께 상담관 400명을 대상으로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 상담관 1명이 담당하는 병사가 평균 943.7명에 달했다. 2500명까지 맡고 있다는 상담관도 있었다.

상담관은 대다수가 기간제 신분이어서 고용불안도 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4명(37%, 148명)은 무기계약직 신분이고 나머지(252명)는 기간제였다.

한 상담관은 “상담 내용을 제3자에게 알리면 안되는데 일부 부대장은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구한다”며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가 해고 통보를 받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 상담관은 “이런 이유 때문에 안정적으로 일하기 어렵다”며 안정적 업무 환경 구축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줄 것을 촉구했다.

병사의 심리를 보살펴야 할 상담관이 도리어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할 처지인 사실도 드러났다. ‘우울증 선별 검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2명(18.8%, 75명)은 전문적 심리 상담이 필요한 상태로 나타났다.

노조는 “상담관이 건강해야 60만 병력이 건강해진다”며 “국방부 장관이 전문상담관 제도에 관심을 갖고 실질적 제도를 마련해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