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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500억 전폭기 ‘공중분해’ 굴욕…파편은 기념 열쇠고리로

입력 | 2022-10-04 13:47:00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부 페이스북 갈무리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리만 지역에서 러시아 전폭기 수호이(Su)-34의 잔해가 발견됐다.

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공군사령부는 동부 요충지인 리만에서 수호이-34 파편을 찾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파편에는 테일넘버 ‘09’가 빨간색으로 적혀있다.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해당 전폭기가 제21항공사단 제2혼성항공연대 소속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이 전폭기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격추됐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부 페이스북 갈무리

러시아군의 주력 전폭기인 수호이-34는 1990년대 미국의 F-15E 스트라이크 이글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대공미사일과 레이저유도폭탄 등 최대 8t가량의 무기를 실을 수 있다. 대당 가격이 3600만 달러(약 518억원)에 달하며 러시아군은 지난 3월 기준 약 120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호이-34는 러시아군의 주력 기종으로 꼽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연일 굴욕을 당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한 노인이 쏜 소총에 맞아 추락하기도 했으며 7월에는 러시아 방공부대가 루한스크주에서 상공을 비행하던 자국 전폭기를 우크라이나 군용기로 오인해 격추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이번 전쟁에서 격추된 수호이-34가 최소 17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한 자원봉사 그룹은 수호이-34를 비롯해 자국과의 전투에서 격추된 러시아 전투기 파편으로 열쇠고리를 만들고 있다. 

웹사이트 ‘Dronesforukraine’ 갈무리

이들은 우크라이나 군대를 위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기부금을 모집하고 있는데 1000달러(약 142만원) 이상을 쾌척한 기부자에게 이 열쇠고리를 증정하고 있다. 지난 4월 프로젝트를 실시한 이들은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군대에 51대의 열화상카메라와 20대 이상의 드론을 전달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의 핵심 병참기지로 활용해온 리만 지역을 수복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일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은 “우리는 리만 시내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고 러시아군을 포위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 역시 “우크라이나군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리만 지역 군대를 철수시켰다”며 퇴각을 인정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