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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 승부수 “2027년 1.4나노 양산”

입력 | 2022-10-05 03:00:00

반도체 위탁생산 기술 경쟁 치열



3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초미세공정 양산을 포함한 중장기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2027년 1.4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초미세공정 개발에서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를 열고 자사 파운드리 신기술과 중장기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사와 협력사의 관계자, 파트너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기반으로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4나노 계획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적용한 GAA는 기존의 핀펫(FinFET) 대비 칩 면적을 줄이면서 성능을 높이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6월 세계 최초로 GAA 기반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초미세공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 TSMC도 이미 2나노에 이어 1.4나노 공정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구체적인 양산 시기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3나노 양산 시점이 삼성보다 수개월 늦어진 만큼 속도전을 펼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TSMC가 올해 파운드리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440억 달러(약 62조8000억 원)에 이른다. 이 중 80%인 350억 달러(약 49조9000억 원)가 2나노 공정 개발에 들어간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전체 시설투자금액 43조6000억 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장외 신경전에도 불이 붙고 있다. TSMC는 3나노 공정 수율이 80%를 넘어섰다고 대외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TSMC는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절대 내 제품을 만들지는 않는다. 고객은 TSMC에 설계를 빼앗길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메모리 및 시스템반도체 사업과 파운드리 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는 삼성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도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당초 2025년 목표였던 1.8나노 양산 시점을 올해 들어 2024년 하반기(7∼12월)로 당겼다. 2나노 공정 양산 목표 시점도 2024년 상반기(1∼6월)로 당겨졌다. 인텔은 지난해 9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300억 달러 규모 반도체 공장을 착공했다. 지난달에는 오하이오주에 200억 달러를 투입하는 신규 공장 착공식을 치렀다.

삼성의 초미세공정 양산 계획 공개는 고객사들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에서 절대 뒤처질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최첨단 공정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3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특히 반도체 생산을 위한 클린룸을 먼저 건설한 뒤 향후 시장 수요와 연계한 탄력적인 설비 투자로 생산 능력을 조절한다는 ‘셸 퍼스트(Shell First)’ 전략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파운드리 1라인에 이어 투자할 2라인도 ‘셸 퍼스트’ 전략에 따라 건설할 계획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이날 “고객의 성공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