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핵추진 잠수함 벨고로드. 선체 위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엄청난 크기가 짐작된다. 러시아 매체 프라우다 유투브 캡처.
러시아군은 3일 우크라이나 군대가 남부 요충지 헤르손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했다고 인정했다. 헤르손은 푸틴 대통령이 병합을 선언한 곳이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을 관통하는 드니프로강의 일부 교량을 파괴해 강 서쪽에 주둔한 러시아군의 보급로를 완전히 차단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관계자는 러시아군 격퇴에 큰 효과를 발휘한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 4기를 추가로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에 지원한 16기와 합하면 총 20기다.
○ 핵 어뢰 터지면 ‘방사능 쓰나미’
벨고로드 내부 추정도. 미국 해군 홈페이지
2Mt급의 폭발력을 지닌 포세이돈은 연안 해저에서 터지면 높이 500m의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의 항공모함이나 군함은 물론이고 해군 기지와 그 지역 자체까지 방사능에 노출된다는 의미다. 벨고로트는 최대 6∼8기의 포세이돈을 탑재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 우크라, 러 병합지 속속 탈환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점령한 동부 관문도시들을 탈환한 데 이어 헤르손 등 남부 전선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냈다. 지난달 30일 푸틴 대통령이 헤르손 등 동남부 4곳에 대한 병합 조약을 체결한 지 불과 일주일도 안 된 시점이다. 3일 AP통신에 따르면 헤르손의 친러 행정부 수반인 볼로디미르 살도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주 드니프로강의 서안 마을 두니차를 점령했다”고 시인했다. 영국 가디언 역시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점령지 4곳을 완전하게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자국 영토라고 일방적으로 선포한 병합지들을 우크라이나가 조금씩 탈환에 성공하면서 핵전쟁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병합지를 공격한 것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한 것’이라는 명분을 만들어 푸틴 대통령이 핵 버튼을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