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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얽힘’ 검증한 3인 노벨물리학상 공동수상

입력 | 2022-10-05 03:00:00

고전 양자역학 이론 실험으로 증명
세계 첫 양자통신 시연에도 성공
“양자기술 새 시대 위한 토대 마련”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4일(현지 시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스크린 왼쪽부터 알랭 아스페 프랑스 파리사클레대 교수 겸 에콜폴리테크니크 교수, 존 클라우저 미국 존클라우저협회 창립자, 안톤 차일링거 오스트리아 빈대 교수. 스톡홀름=AP 뉴시스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은 양자 얽힘 현상을 검증하고 양자컴퓨터 등 양자기술 시대를 여는 데 공헌한 물리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알랭 아스페 프랑스 파리사클레대 교수 겸 에콜폴리테크니크 교수(75), 존 클라우저 미국 존클라우저협회 창립자(80), 안톤 차일링거 오스트리아 빈대 교수(77)를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4일(현지 시간)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획기적 실험을 통해 얽힌 상태의 입자를 조사하고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물리학자들에게 상을 수여한다”며 “이들 연구는 양자기술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터와 양자 암호 통신 등 양자와 관련된 기술을 구현하는 핵심 원리는 서로 떨어져 있는 두 입자가 하나의 입자처럼 행동하는 양자 얽힘 현상이다. 동전에 앞면과 뒷면 두 개의 면이 있다고 치자. 2개의 동전을 던져 어떤 면이 나오는지 따지게 되면 4가지 경우의 수가 나온다. 먼저 던진 동전과 뒤에 던진 동전이 서로 독립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동전 두 개가 얽혀 있다. 먼저 던지는 동전이 앞이 나오면 뒤에 던지는 동전도 앞이 나오게 할 수 있다. 동전 간 거리가 멀어져도 반대쪽 동전이 어떤 면이 나왔는지 알 수 있다. 이 현상을 물리학에서는 양자 얽힘이라고 한다.

양자 얽힘 현상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에르빈 슈뢰딩거를 통해 이론으로 증명됐다. 1964년 존 벨은 ‘벨의 부등식’을 통해 기존에 제안된 양자역학 이론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제시했다. 벨의 부등식이 등장한 뒤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클라우저 창립자는 벨의 부등식을 발전시켜 실제 실험을 진행했다. 이 연구는 벨의 부등식이 위배된다는 점을 증명하며 기존 고전 양자역학 이론이 성립함을 증명했다. 다만 클라우저의 연구 역시 몇 가지 허점이 존재했다. 아스페 교수는 1982년 이런 허점을 채우는 연구를 진행했다. 레이저로 칼슘 원자를 들뜬 상태로 만들어 이 상태가 다시 바닥상태로 떨어질 때 방출되는 얽힌 상태의 광자를 실험했다. 벨의 부등식을 완전히 깨버렸다는 평가다.

차일링거 교수는 이론과 실험으로 증명된 양자 얽힘 현상을 실제 활용한 연구를 제시했다. 차일링거 교수는 양자 상태를 한 입자에서 멀리 떨어진 입자로 이동할 수 있는 ‘양자 순간이동’이라는 현상을 시연했다.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실험에 성공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3명은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5000만 원)의 상금을 나눠 갖는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