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조사’ 놓고 尹 “언급 부적절”
주호영 “文, 조사 응해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운데) 등 원내지도부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를 거부한 데 대해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권을 가질 수도 없고 (조사에) 응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고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는 국정감사 첫날인 4일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의 요구를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조사를 거부한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성역은 없어야 한다”고 맞섰다. 국감장 곳곳에서는 이를 놓고 여야 간 충돌이 벌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감사원은 헌법기관이고 대통령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며 문 전 대통령 조사 논란에 거리를 뒀다.
○ 국감장 곳곳서 與野 충돌
여야는 국감을 본격적으로 개시하기 직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각 당의 회의에서부터 기 싸움을 벌였다. 이재명 “칼날 되돌아 갈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앞줄 오른쪽)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 조사 요구를 겨냥해 “지금 휘두르는 칼날이 결국 스스로에게 되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비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어진 각 상임위 국감 현장에서도 여야 간 설전이 이어졌다.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에 대한 국감이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는 여야의 ‘피켓 대치’로 인해 53분 ‘지각 개의’했다. 국감 시작 전 민주당 의원들이 노트북 앞면에 ‘정치 탄압 중단하라’고 적은 종이 피켓을 붙이자 국민의힘 의원들도 ‘정쟁국감 노(NO), 민생국감 예스(YES)’라고 쓰인 종이를 붙이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에 대한 국감에서도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감사원이) 마치 문 전 대통령에게 혐의가 있는 것처럼 정치적으로 낙인 찍기식 감사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직후 국방위 비공개 회의록 공개를 요청하기도 했다. 군 당국의 첩보 내용이 보고된 당시 회의록을 공개하면 국민적 의혹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군이 제대로 조치했는지 군의 보고를 받고 문 전 대통령이 어떻게 했는지 전반적인 사항을 감사하는 것을 정치 탄압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반박했다.
○ 尹 “언급 적절치 않아” 말 아껴
윤 대통령은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대통령이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선 과정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을 강조했던 것에 대해선 “일반적인 원칙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일각에선 ‘문 전 대통령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여당의 주장에 힘을 실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