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 하락세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자신이 거주하는 곳 외 지역으로 투자에 나서는 이른바 ‘아파트 원정 투자’도 발길이 끊기는 모양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에서 매매된 아파트 거래 1만9516건 중 외지인(관할 시도외)에 의한 거래가 4877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 외지인의 아파트 매매 건수가 1만9708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집값 상승세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9월에는 33.8%까지 치솟기도 했다. 11개월 사이 이 비중이 8.8%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작년에는 규제가 덜한 지방의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주택을 중심으로 외지인의 원정 투자가 활발했지만 최근 금리인상 여파로 집값 하락세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투자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투자 수요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라며 “집값 경착륙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고 있어 단기간에 ‘사자’ 분위기로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 기준 집값도 낙폭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넷째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20% 떨어졌다. 이는 부동산원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2년 5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최근 고가 아파트들이 밀집한 잠실 등에선 최고가 대비 6억∼7억원 하락한 사례가 나타날 정도로 집값 하락세가 뚜렸하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27일 19억5000만원(7층)에 거래돼 지난해 10월 최고가(27억원)보다 7억5000만원 떨어졌다.
특히 올 연말에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8%대까지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값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막차를 탄 이른바 2030세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집중 매수에 나섰던 서울 외곽 지역과 수도권 지역에서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매물 출회가 이어질 수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