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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4일 오후 늦게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실시한 한미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중 ‘낙탄’(落彈) 사고가 났다.
이에 군 당국은 이번 사고 발생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관련 소식이 즉각 알리지 않아 밤새 불안해했을 사격장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사과했다.
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 군은 한미연합 미사일 사격의 일환으로 전날 오후 11시쯤 강원도 강릉 지역 A비행단 사격장 해안에서 동해상의 특정 목표물을 향해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ⅡC’ 1발을 쐈다.
미사일 탄두가 떨어진 지점에서 인근 민가까지의 거리는 700m에 불과했으나, 다행히도 탄두가 폭발하지 않아 군과 민간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일단 미사일 탄두가 지면에 닿은 후 폭발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폭발로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한미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합참 제공
군 당국은 이때 사고 현장 인근 지역 주민들이 촬영한 사진·동영상 등에 대형 폭발과 화재가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포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추친체 안의 추진제가 연소된 뒤엔 추가 화재가 없었다”고 거듭 밝혔다.
군 당국은 미사일 낙탄 직후 탄두 폭발 위험반경 내에 있던 장병·차량 등을 안전지역으로 대피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했고, 이후 5일 오전 0시50분쯤 현장에 있던 육군 미사일전략사령관의 판단에 따라 합참 승인을 거쳐 ‘현무-ⅡC’ 미사일에 이어 사격하려 했던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에이태큼스’(ATACMS)를 2발씩 총 4발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한미연합 미사일 사격 자체가 5일 오전 7시쯤까지 ‘엠바고’(보도 유예)가 걸려 있던 사안이어 낙탄 사고 소식도 즉각 언론에 보도되지 못했다.
이 사이 미사일 발사시의 굉음과 섬광 등을 목격한 강원도 강릉 일대 주민들은 관할 소방당국에 신고하는 등 밤새 불안에 떠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낙탄 이후 △추진체 연소 시간이 상당히 짧았고 △추가적인 화재·폭발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군부대 영내에 낙탄했다는 점, 그리고 △심야시간에 발생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고 상황을 즉각적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알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5일 ‘현무-Ⅱ’ 미사일 낙탄 사고가 난 강원도 강릉의 한 군부대에서 폭발물이 적힌 팻말이 붙은 차량이 나오고 있다. 2022.10.5/뉴스1
군 당국에 따르면 각 부대는 이번 사격에 앞서 매뉴얼대로 미사일 외관과 사격통제장치를 점검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고 모의 사격훈련을 통해 사격절차를 재차 숙달했음에도 이 같은 낙탄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에 군 당국은 국방과학연구소(ADD) 및 ‘현무-ⅡC’ 생산업체인 한화 등과 함께 이번 낙탄 사고원인·경위 파악에 나서는 한편, 군이 현재 보유 중인 ‘현무-Ⅱ’ 미사일의 이상 유무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도 벌이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현무-Ⅱ’ 낙탄 사고로 ‘한국형 3축 체계’의 한 축인 ‘킬체인’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등 대비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엔 “‘킬체인’을 위해 타격 자산으로 운용하는 무기체계는 많다. 각 군별로도 갖고 있고, 지대지미사일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며 “(‘현무-Ⅱ’ 운용에) 장기간 공백이 발생할 경우엔 다른 무장으로 변경하는 조치도 돼 있어 대비태세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현무-Ⅱ’는 우리 육군이 실전배치해 운용 중인 지대지 탄도미사일로서 사거리에 따라 A·B·C형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현무-ⅡC’의 사거리가 1000㎞ 정도로 가장 길다. ‘현무-ⅡA’의 사거리는 300㎞, ‘현무-ⅡB’는 500㎞ 정도다.
‘현무-Ⅱ’는 올 들어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번까지 3차례에 걸쳐 총 3발 발사됐다.
‘현무-Ⅱ’ 계열 미사일 발사 과정에서 낙탄 사고가 난 건 2017년 9월 ‘현무-ⅡA’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